캔자스시티 팬들은 1일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 필드에서 뉴욕 메츠를 5대 3으로 격파한 월드시리즈 4차전 원정경기를 마치고 이씨의 트위터(@Koreanfan_KC)로 몰려 ‘멘션 폭탄’을 퍼부었다. 이씨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이씨는 우리나라 중계방송으로 4차전을 시청한 듯 미국 현지 팬들과 트위터에서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환호했다. 미국 현지 팬들은 이런 이씨에게 “미국으로 오라”고 애원했다.
캔자스시티는 7전 4선승제인 월드시리즈에서 3승1패로 앞섰다. 오는 2일 시티 필드에서 열리는 5차전 원정경기, 4~5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커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6~7차전 홈 2연전 중 1승만 더하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다. 1985년으로부터 30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캔자스시티 팬들은 5차전을 메츠에 내주고 6차전에서 우승해 커프먼 스타디움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여기서 이씨를 6차전 시구자로 세우라는 것이 팬들의 요구사항이다. 이씨는 서울에서 거주하는 평범한 30대 남성이다. 하지만 미국 중부의 중소도시 캔자스시티에서는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다. 이씨는 10대 청소년이었던 1990년대 영어를 배우기 위해 시청한 주한미군 방송 AFKN에서 캔자스시티의 경기를 보고 반해 응원을 시작했다. 캔자스시티는 지금까지 코리안 메이저리거를 한 명도 배출하지 않았지만 이씨는 20여년 동안 꾸준하게 팬을 자처했다.
팬들은 ‘이성우를 데려와’(#BringBackSungWoo)라는 해시태그를 트위터로 쏟으며 이씨의 이름을 연호했다. “구단은 이씨를 고용하라”는 요청도 있었다. 일부 팬들은 이씨의 사진으로 제작한 입간판 옆에서 핼러윈 의상을 입고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이씨는 이런 반응들을 리트윗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함께 만끽했지만 미국으로 떠날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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