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실책은 1일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 필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4차전 홈경기에서 3대 2로 앞선 8회초 수비 때 나왔다. 1사 1·2루의 위기에서 캔자스시티의 타자 에릭 호스머는 평범한 2루수 앞 땅볼을 때렸다. 메츠의 입장에서는 위기를 넘기고 사실상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기회였다.
메츠의 2루수는 머피였다. 머피는 한 차례 튀고 낮게 구르면서 다가온 타구를 잡기 위해 글러브를 낮게 깔면서 포구를 시도했다. 하지만 타구는 글러브 아래로 굴렀다. 타구는 외야로 빠졌다. 이때 캔자스시티 2루 주자 벤 조브리스트는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캔자스시티가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순간이었다.
캔자스시티는 이어진 1사 1·3루 기회에서 마이크 무스타커의 우전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살바도르 페레스의 우전 적시타 때 1점을 더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상승세가 꺾인 메츠는 같은 회 말과 9회말 점수를 내지 못했다. 메츠의 3대 5 역전패. 메츠 선수단과 관중들은 황당한 역전패에 머리를 부여잡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머피는 메츠의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벌였다. 홈런 7개로 메츠의 승승장구를 이끌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를 4전 전승으로 스윕할 때 타선의 중심엔 머피가 있었다. 머피는 메츠의 포스트시즌 영웅이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 상황은 뒤집어졌다. 머피가 8회초 내야 땅볼성 타구를 잡았을 경우 메츠는 캔자스시티의 상승세를 저지해 월드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만들 수 있었다. 앞으로 1패만 더하면 월드시리즈 타이틀은 캔자스시티의에 넘어간다. 머피가 영웅에서 대역죄인으로 전락한 이유다.
메츠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오는 2일 시티 필드에서 열리는 5차전 홈경기, 4~5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커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6~7차전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해야 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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