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이 잉여라뇨!” 노홍철 복귀작 편성 불발 원인 ‘무(無)공감’ 때문

입력 2015-11-01 15:21 수정 2015-11-01 15:23
사진=MBC 예능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캡처
사진=MBC 예능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캡처
노홍철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MBC 예능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의 정규편성 불발 소식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출연진이 잉여를 대표할 수 없는데다 모티브로 한 동명의 영화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1일 스타뉴스는 방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MBC는 최근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11월 개편에서 정규편성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추석 파일럿 예능 가운데 ‘능력들’과 ‘위대한 유산’외에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은 없다”며 “잉여들의 히치하이킹도 결국 빠졌고, 노홍철의 정규 예능 프로그램 복귀가 그만큼 늦춰진 셈”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동안(9월 27일~28일) 방송된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프로그램으로 당시 3.6%(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파일럿 프로그램 치고는 적지 않은 시청률이다. 당시 음주운전 이후 방송을 중단했던 노홍철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방송 직후 미스 캐스팅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노홍철을 잠재적 잉여라고 소개했지만 강남의 수 십 억 원 대의 아파트를 소유한데다 이미 유명인이라는 점을 들어 잉여라고 말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N포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캐스팅 된 일반인 이동욱이 서울대생 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잉여를 대표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이유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동명의 영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게 고지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추석 특집 방송 직후 동명의 영화 이호재 감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MBC 예능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원작 영화를 모티브로 제작됐고 방송 중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 대한 모티브임을 명시하는 단 하나의 조건으로 원작자로서 그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고 콘셉트와 타이틀에 대해 동의했다”며 “하지만 정작 본 방송에는 내게 감사하다는 짧은 코멘트 뿐 모든 걸 영화에서 복제하듯 붙여 넣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나 혼자서 만든 것이 아니며 우리 맴버를 비롯해 영화를 애정 해주셨던 모든 분들이 있었기에 작게나마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며 “나만의 것이 아니기에 원작의 모티베이션에 대한 언급이 반드시 필요했다. 원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가 결여 돼 실망스러울 따름이다”라고 꼬집었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방송을 중단한 노홍철을 잠재적 잉여로 보고, 그를 필두로 각계각층의 잉여들을 영입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20일간 유럽을 횡단하는 과정을 담은 리얼 예능프로그램으로 지난 추석 연휴 파일럿으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다. 여행작가 태원준과 신인배우이자 모델인 송원섭, 대학생 이동욱, 스트리트 아티스트 료니 등이 출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