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유치원 사고 은폐’ 폐차 수준인데도 현장학습…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5-11-01 12:08 수정 2015-11-01 13:27
현장체험 학습에 나선 만3~5세 유아들이 탑승한 버스가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를 당했습니다. 버스 앞 유리창이 박살나고 뒤 범퍼가 크게 찌그러지는 아찔한 사고였는데요. 학부모들은 유치원측이 사고를 덮는데만 급급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1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우선 인터넷에 나도는 사고 버스 사진부터 보실까요?

대형 관광버스의 뒤 범퍼가 두 동강이 나고 버스 외관이 크게 훼손됐습니다. 또 앞 유리가 박살난 버스도 있네요.

한 눈에 보기에도 폐차를 시킬 정도로 사고의 충격이 컸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고는 지난달 22일 오전 발생했습니다. 부산 A유치원생을 태운 관광버스(만3세반 유아 탑승)가 고속도로 갓길에 정차해 있는 것을 트레일러가 들이받아 앞서 정차해 있던 만 4~5세반 유아들이 탑승한 다른 관광버스를 충돌하는 등 총 4중 추돌사고로 이어졌다는군요.

문제는 A유치원측이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아이들을 사고현장에서 다른 관광버스에 태워 그대로 체험학습지로 향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병원진료도 이뤄지지 않았고 교육청에 신고도 하지 않았으며 학부모들에게도 정확한 사고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A유치원측은 사고 당일 오후 2시22분쯤 전체 문자메시지를 통해 ‘현장체험학습의 지연으로 차량도착 예정시간이 3시30분입니다. 죄송합니다’라고만 전했습니다.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오후 4시8분 ‘염려 덕분에 생태체험놀이를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그러나 OO농장에 가는 길에 3호차 차량과 트럭의 경미한 접촉사고로 일정이 지연됨을 사과드리며 안전하게 다녀옴이 감사드립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다시 발송했습니다.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한 학부모는 인터넷에 고발글을 올렸습니다.

다수의 유치원 교사와 아이들이 통증과 구토 증상을 호소했지만 현장학습을 강행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외상이 있는 원아가 있었는데도 A유치원측은 ‘사고로 인한 외상’이 아니라 ‘현장학습 도중 발생한 외상’이라고 했다는군요.

이 학부모는 “차량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사고 후 일처리가 중요하다. 사고경위를 명확히 밝히고 학부모에게 정확히 말했다면 이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A유치원 원장은 사고를 은폐하려고 했고 아이들을 병원으로 후송하지도 않았다. 3일 밤 동안 자다가 놀래 우는 아이도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네티즌들 또한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데요. 한 눈에 보기에도 작지 않은 사고인 것 같은데 제대로 된 통보조차 하지 않고 현장학습을 강행한 것은 문제라는 것입니다.

“버스가 저 지경인데도?”

“세월호 사건이 작년입니다. 아직도 한국, 이럽니까?”

“말도 제대로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놀랐을까요? 그런데도 현장학습을 강행하다니.”

라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