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군의 아버지 美 밴플리트 한미 동맹상 수상

입력 2015-11-01 20:29
6·25 전쟁 당시 미 8군사령관으로 참전했던 고(故)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이 올해의 ‘백선엽 한미동맹상’을 수상한다.

국방부는 1일 저녁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제3회 백선엽 한미동맹상 시상식을 열어 밴플리트 장군에게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시상식에는 외손자인 조지프 매크리스천 주니어 밴플리트재단 이사장이 참석해 밴플리트 장군을 대신해 상을 받게 된다.

국방부는 2013년 한미동맹의 의미 조명과 발전을 위해 이 상을 제정했으며 해마다 미국 인사 1명을 선정해 수상하고 있다. 제1회 수상자는 고 월튼 워커 장군, 제2회 수상자는 윌리엄 웨버 예비역 육군 대령이다.

밴플리트 장군은 1, 2차 세계대전에 참가한 역전의 용사로, 6·25 전쟁이 발발하자 미 8군사령관으로 한국에 와 적과 싸웠다. 한국 도착 직후 참모가 “승산이 없는 전쟁”이라고 건의하자 밴플리트 장군이 “나는 승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나와 함께 하기 싫다면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며 일축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아들 지미 밴플리트 주니어 당시 미 공군 대위도 6·25 전쟁에 자원해 B-26 폭격기 조종사로 활약했다. 지미가 1952년 4월 4일 북한 상공에서 폭격 임무 수행 중 적의 대공포에 맞아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도 밴플리트 장군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전력 손실을 막고자 지미를 찾기 위한 수색작전도 중단시킨 밴플리트 장군은 이후 아들의 실종 지역 지도를 이따금 물끄러미 바라보곤 한 것으로 전해진다.

밴플리트 장군은 6·25 전쟁 이후에는 한국군 훈련체계를 정비하고 육군사관학교 창설에 관여해 ‘한국 육군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그는 미국 경영자 그룹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경제성장을 지원하기도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