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35·서울)가 마침내 정들었던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2002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프로 선수로 첫 걸음을 내디딘 지 13년 만에 고국 무대에서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쁨을 맛보며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FC서울의 주장인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팀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 2013년 해외 생활을 접고 서울에 입단하면서 국내 무대로 복귀한 차두리는 일찌감치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접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이날 FA컵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2002년 고려대 시절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나선 뒤 그해 레버쿠젠(독일)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한 차두리는 마인츠, 코블렌츠, 프라이부르크, 뒤셀도르프(이상 독일) 등과 셀틱(스코틀랜드) 유럽 무대를 경험한 뒤 2013년 서울에 입단하며 국내 무대로 돌아왔고, 마침내 이날 현역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차두리는 경기가 끝난 뒤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그동안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준우승만 했는데 이렇게 FA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어서 행복하고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이날 인천을 꺾고 FA컵 우승이 확정된 뒤 감격에 겨워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특히 차두리는 시상식에서 우승 메달을 아버지인 차범근 전 감독의 목에 걸어주는 감동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자신의 마지막 현역 무대를 보러온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이었다.
박상공 기자 sgpark@kmib.co.kr
'은퇴선언' 차두리 "남은 경기 출전안해"
입력 2015-10-31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