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4번 타자 최형우가 늦가을 깊은 잠에 빠졌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대로 최형우가 벼랑 끝 위기에 몰린 5차전에서 기적처럼 부활할 수 있을까.
삼성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3-4로 졌다. 1차전 승리를 챙긴 삼성은 두산에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최형우는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최형우의 한국시리즈 성적은 암울하다. 17타수 2안타. 한국시리즈 타율은 0.118까지 떨어졌다. 패넌트레이스 1위 삼성의 4번 타자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나믿형믿’이다. 류 감독은 4차전 패배 후 “내가 우리 4번 타자를 못 믿으면 누가 믿겠냐”며 “단순히 부진하다고 4번 타자를 뺄 수는 없다. 내일(5차전)도 믿고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그동안 부진에 빠진 선수도 중요한 순간에는 되살아날 거라고 믿어왔다. 그리고 기다려줬다. 5차전도 최형우를 믿고 기용하겠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생각이다.
삼성이 통합 5연패를 달성하려면 이제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지는 순간 삼성의 가을 야구는 끝난다.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투수진에 공백이 생겼다. 이 공백을 완벽하게 메울 수 있는 건 ‘타선 폭발’이라는 계산이었다. 그 중심에 ‘최형우’라는 이름을 빼놓고 생각하긴 힘들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5차전에서 최형우가 침묵을 깨고 4번 타자의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류중일 감독의 ‘믿음’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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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류중일 감독 “나믿형믿”… 잠든 사자 최형우 깨어날까
입력 2015-10-30 2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