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두산 양 팀 감독 "우리 예상대로 됐으면 좋겠다” 같은 말 다른 뜻

입력 2015-10-30 19:17
“우리 예상대로 됐으면 좋겠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고 다투는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양 팀 감독이 같은 바람을 나타냈다. 같은 말이지만 내포한 뜻은 달랐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대구까지 내려갔으면 좋겠다. 저들 예상대로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지난 25일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시리즈가 몇 차전까지 갈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가락 7개를 펴 7차전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김태형 두산 감독은 5차전에서 우승이 결정된다고 예상했다.

두 감독의 예언은 현재진행형이다. 두산이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4, 5차전을 이기면 김 감독의 예상대로 된다. 김 감독은 더스틴 니퍼트의 5차전 구원 등판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홈구장인 잠실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어 한다.

삼성도 아직 계획(?) 아래 경기에 임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직전 원정 도박 스캔들로 팀 주축 투수들이 빠진 가운데 긴 승부가 될 것이란 예상은 했었다. 류 감독은 “5차전만 이기면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삼성은 2013년 두산을 상대로 1승3패로 끌려가다 내리 3연승하며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류 감독은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4차전 승리에 대한 염원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오늘도 (두산을) 잡아야지 않겠나”며 “(알프레도) 피가로가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