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모델 인생 어그러뜨린 성형 광고사진 한장

입력 2015-10-30 17:27 수정 2015-10-30 18:46

대만 모델 예완청(?宛承)은 과거에 찍은 성형외과 광고사진 한 장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등 인생이 어그러졌다. 문제의 사진이 인터넷을 떠돌면서 잘못된 얘기가 확대 재생산된 때문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예완청은 3년 전 남자모델, 아동 3명과 함께 가족인 듯 연출한 광고사진을 찍었다.

부부로 나온 예완청과 남자 모델은 큰 눈에 오뚝한 콧날이 돋보이는 외모였고 아이들은 모두 작은 눈과 낮은 코가 특징이었다.

사진에는 ‘당신이 걱정할 일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전부’라는 설명이 달렸다. 수술을 받더라도 전혀 티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성형외과병원의 광고사진이었다.

그런데 광고회사가 병원 한 곳에서만 사진을 쓰기로 한 계약을 어기고 인터넷에 사진을 올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누리꾼들은 이 사진에 ‘성형수술을 영원히 숨길 수는 없다’는 댓글을 달았다.

급기야 중국의 한 타블로이드 신문은 2012년 ‘헤이룽장성의 한 남성이 자녀의 외모가 아내와 전혀 다르자 아내가 결혼 전에 성형수술을 한 것을 알아채고 그녀를 고소했다’는 허구의 기사를 실었다.

예완청은 몰래 성형했다가 들통나서 이혼당한 여자가 돼버렸다.

그녀는 “처음에 친구가 말해줬을 때는 그저 한때의 소문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은 모두 사실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당시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도 그가 소문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30일(현지시간) BBC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진과 가짜 설명이 인터넷상에서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가면서 예완청은 졸지에 세계적인 ‘악녀’가 됐다.

한때 대만에서 패스트푸드 체인점, 노트북, 화장품 광고 등의 모델로 활동하던 예완청은 점차 일자리를 잃는 지경에 이르렀다.

예완청은 최근 광고회사 등을 상대로 500만 대만달러(약 1억75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목적은 돈이 아니다. 소문들이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 싶을 뿐”이라며 “사람들은 그저 내가 모델이라는 이유로 상처를 줬다”고 주장했다.

반면 광고회사 측은 이미지가 손상됐다며 예완청에게 사과 기자회견 요구하는 한편 맞고소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