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항 논설위원의 ‘그 숲길 가보니’] 소박하지만 장엄한 억새바다는 ‘영남알프스’의 품에서 물결치고

입력 2015-10-30 17:19 수정 2015-11-03 21:13

[사진설명](위에서부터 순서대로)
- 영남 알프스 영축산 하늘 억새길 / 신불산 칼바위 험로 / 신불산 공룡능선에 바라본 울주군과 암릉 / 밧줄을 잡고 오르는 신불산 바위 능선 / 억새 홀씨 / 산오이풀 / 용담 / 영축산에서 내려다 본 울산광역시와 앞바다 / 신불평원 하늘 억새길 / 수피에 얼룩무늬가 있는 노각나무 / 영축산 하늘 억새길 목재데크 탐방로 / 울산 태화강 상류 십리대숲 죽림욕장 / 십리대숲 산책길 / 울산·양산=구성찬 기자


긴 가뭄 때문인지 추석을 훌쩍 넘기고도 맑고 높은 가을 하늘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을의 절정인 13일과 14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억새풀밭을 품고 있는 신불산, 영축산, 천황산 등의 연봉을 향했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청도군 운문면,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경남 양산시 하북면 등에 걸쳐 있는 높이 1000m 이상의 7개의 산군(山郡)을 언제부터인가 ‘영남알프스’로 부른다. 가지산(1241m), 간월산(1069) 신불산(1159) 영축산(1081) 천황산(1189) 재약산(1119) 고헌산(1034) 등이 그들이다. 산꾼들이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일 게다.

◇ ‘기역’과 ‘니은’의 차이, 국립공원과 군립공원
언양온천이 있는 등억신리 주차장에서 신불산 억새평원을 겨냥한 산행을 시작했다. 이 칼럼의 문패와는 달리 이번에는 초행길이다. 별러 왔으면서도 이제야 가게 된 이유를 생각해 봤다. 우선 서울에서 교통편이 좋지 않다. ‘영남 알프스’라는 이름이 주는 이질감도 있다. 대륙의 큰 산과 한반도의 산이 규모에서는 비교가 안 되지만, 각 산의 아름다움은 제각기 특성을 지닌 것인데 그들을 한 잣대로 비교한다는 게 억지로 보인다. 하긴 일본에도 ‘미나미(南) 알프스’, ‘기타(北) 알프스’가 있는 걸 보면 산업화 지각생들에게 사대주의는 참 다양한 분야에 뿌리 내렸다.
초행 산길은 언제든지 약간 두렵다. 게다가 탐방로 표지판이 부실하고 엉망이다. 그래서 주변의 많은 단체 탐방객들에게 길을 물었지만, 그들도 대개 모집산행 일원이거나 직장단위 탐방객이어서 리더만 따라가는 실정이라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길을 잘못 들었다. 당초 간월재로 올라가서 그곳의 간월샘과 주변 정향나무를 관찰하고, 죽림굴을 방문한 후 신불산으로 갈 계획이었다. 신불산은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던 1983년 울주군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표지판의 수준과 일관성이 국립공원과 군립공원의 차이, 즉 ‘기역’과 ‘니은’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월재 대신 홍류폭포를 거쳐 신불산 정상으로 직행했다. 그 덕분에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험하고도 조망이 좋다는 칼바위와 신불산 공룡능선을 가게 됐다. 올라가는 길에 노각나무가 많다. 노각나무는 수피에 황금색 얼룩무늬가 있어서 금수목이라고도 하는데 동백꽃과 같은 모양의 흰 꽃이 6~7월에 핀다. 구절초와 개쑥부쟁이, 산오이풀, 용담 등의 야생화도 보인다. 주중이라서 그런지 탐방객 절반이상이 노인들이다.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는 천천히, 암릉을 우회하기도 하면서 꾸준히 걷는다.

◇ 가파른 절벽 품에 안긴 드넓은 억새 평원
좁고 가파른 비탈길을 한참 올라가자 암릉이 나타났다. 밧줄을 잡고서야 올라갈 수 있는 가파른 바위도 있다. 힘들지만, 밑으로 굽어보는 울주군의 노란 논과 건물들, 양 옆의 능파들이 시원스런 조망을 선사한다. 1년에 서너 번 정도 가는 북한산 의상능선과 암릉이 날카로운 향로봉을 합쳐놓은 듯한 분위기다. 2시간 반가량 정신없이 땀을 흘리고 나니 왼쪽으로 평평한 능선과 억새밭이 보인다.
신불산이 신기한 것은 올라가는 사면은 양쪽이 절벽처럼 가파르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넓은 평원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신불산 정상에서 영축산 정상까지 약 3㎞ 이어진 목재데크 탐방로는 멀리서 볼 때 억새바다 속 미풍에 출렁이는 은빛 물결 위를 건너는 낮은 구름다리 같다. 황금빛 들판에 햇빛을 받아 희게 빛나는 억새꽃은 개체로서는 소박하면서도 집단적으로는 장엄하다. 이곳 억새는 키가 작고 부드럽다. 성인키보다 더 높게 자란 개체는 거의 없다. 그래서 가을 한철 억새꽃 물결은 이를 보기위해 몰려든 탐방객들의 울긋불긋, 알록달록한 등산복과 잘 어우러진다.
억새는 주로 산과 들에서 볼 수 있는 다년생 벼과 식물이다. 목초가 재배되기 이전에 농가에서 경작지에 쟁기질을 하기 위해 소를 기르던 시절에는 소의 먹이로 많이 쓰였다고 한다. 꽃은 부채모양을 이루며 8~10월에 핀다. 아시아에 20종류가 있으며 한국에만 분포하는 종류는 장억새, 흰억새와 금억새(제주도에 분포), 거문억새(거문도) 정도다. 억새와 흔히 헷갈리는 갈대는 바닷가나 강 입구에서 자란다. 키도 1~3m로 1~2m인 억새보다 더 크다. 역시 억새와 비슷한 수크령은 들이나 둑의 양지바른 풀밭에서 자라는 다년초다. 키는 30~80cm로 억새보다 더 작고, 잎은 흰 가루를 쓴 것 같아서 쉽게 구분된다. 8~9월에 검은자주색으로 피는 꽃은 이삭 모양으로 원통형이다.

◇ 아무리 짓밟혀도 다시 돋아나는 민초들처럼
영남알프스 능선을 포함한 곳곳에서는 물이 나온다. 지리산 등 큰 산들이 연이은 산맥지대에 물이 풍부한 곳은 사람들이 숨어 살기 좋은데 영남알프스도 예외가 아니다. 근현대사의 굴곡마다 생긴 집단생활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우선 신불산에서 북쪽으로 1.6㎞ 떨어진 간월재는 간월산으로 가는 능선의 안부인데 예전부터 울산, 울주와 밀양을 잇는 교통요지였다. 울산에서 생산된 소금과 밀양 사람들이 언양 장터로 넘어가던 고개이다.
간월재에서 왕방골 쪽으로 넘어가다 보면 죽림굴이 있는데 조선 말엽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이 이곳에 숨어들어 관헌의 단속을 피해 믿음을 이어갔다. 로마시대 지하교회인 카타콤베와 비슷한 도피 성역이었다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빨치산과 토벌대가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는 지금보다 더 깊은 산중이라서 이곳에 피해있던 신도나 전사, 오가던 상인들은 관군이나 적군보다 호랑이에게 당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얘기가 전해 온다.
영축산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여기서부터 억새밭은 점입가경이다. 신불재를 지나 영축산에 이르기 직전에 만나는 ‘신불평원 단조성(丹鳥城)' 안내판에는 “50만평의 드넓은 신불평원은 가을이면 억새나라가 된다. 억새가 춤추고, 바람은 떠밀고, 구름이 쫓는다”고 적혀 있다. 능선을 따라 돌담의 흔적이 남아 있는 단조산성 터는 적을 피해 버티기에 맞춤인 장소다. 안내판의 글귀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단조성은 하늘이 감춘 땅이다. (…) 단조성을 지키는 보초병은 살기 위해 죽고 죽었다가 부활하는 억새 소총수이다. 아무리 짓밟고, 베고, 자르고, 뽑고, 태워도 다시 돋아나는 억새는 우리 민초들의 모습이다.”
울주군이라고 적힌 마대자루를 든 공익요원이 목재데크 옆으로 설치된 출입금지용 목책과 동아줄 너머로 쓰레기를 수거하며 다닌다. 지나가는 탐방객들에게 갈대숲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질책한다. 그 탐방객들 말고도 여러 팀이 사진을 찍기 위해 숲으로 향하는 게 보인다. 울산광역시와 울주군의 계획대로 588억원을 들여 신불산 정상까지 케이블카가 설치되고, 더 많은 인파가 지나다니게 되면 이곳에도 샛길이 하나 둘 늘어나고 넓어질 것이다.
눈앞에는 갈대 터널, 멀리 능선으로는 갈대꽃의 은빛 물결, 오른 편으로는 천황산, 재약산, 가지산 등의 능파가 차례로 펼쳐진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가을 날, 왼편으로는 울주군 삼남면, 더 멀리 야산 너머로는 울산광역시 시내가 보인다. 그 앞 바다에 떠 있는 배까지도 희미하게, 뿌옇게 시야에 잡힌다. ‘영남알프스’의 하늘억새길 4개 구간 중 제1구간인 억새바람길(영축산~간월재 무인대피소)에서도 가장 조망이 좋은 백미에 해당되는 구간이다.

◇ 산행이란 ‘불편한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
영축산 정상에 도달한 기쁨도 잠시. 통도사로 내려가는 표지판이 없다. 백운암을 거쳐 임도로 이어지는 가파른 하산로가 있다는데 갈림길에서 그쪽을 못 찾고 대신 더 험준한, 희미한 하산로를 내려가느라 고생했다. 머리카락이 주뼛 서는 낭떠러지에 세워놓은 통나무 사다리와 계속 이어지는 붉은 리본 덕분에 해지기 전에 통도사 근처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이정표 용도의 리본들이 그토록 고마울 줄은 몰랐다. 가파른 남쪽 사면을 따라 키 큰 소나무들이 빼곡이 하늘을 가린다. 적송이다. 오후5시인데도 소나무사단이 도열한 숲 속은 벌써 어둡다. 아름드리 소나무를 포함해 15~20m 높이의 개체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하북면 지산마을 입구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산길에 접어든다는 것은 사실 예측불가능하고, 불편한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탐방객 편리를 지나치게 배려한다. 탐방로 입구에 비데까지 갖춘 화장실이 있는가 하면, 꼭 필요하지 않은 곳에도 목재·철제데크, 안내판, 안내시설 등을 설치해 놓았다.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표지판도 없거나, 엉터리인 군립공원도 문제지만, 과잉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부 국립공원도 문제다. 미국 국립공원의 경우 케이블카는커녕 차 다니는 비포장도로에 목책도, 가드레일도 없다. 초행인 큰 산에 들려거든 사전에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고, 필요한 장비를 챙기고, 산행시간, 특히 하산시간을 넉넉히 잡아서 기상악화나 길을 잘 못 드는 경우 등 돌발변수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큰 산은 우리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노고를 들인 만큼만 좋은 조망과 안전을 보장한다. 70대의 시인 김광규는 최근 시에서 ‘인생은 짧고, 마실 술은 많다’고 했다. 그렇다면 인생은 짧고, 다녀야 할 산길도 많다.
다음날인 14일 언양 시외버스터미널의 영남알프스 안내도 앞에서 만난 한 등산 매니아는 영남알프스 예찬론을 펼쳤다. “영남알프스를 수십 번 다녔고, 4계절 모두 좋지만, 지금은 영축산에서 간월재 무인대피소까지의 1구간 억새바람길이 최고다.” 통도사에서 영축산 올라가는 탐방로가 최소한 3갈래 이상이며, 가장 험한 금강폭포에 관해서도 그로부터 듣고서야 알았다. 금강골 바위절벽과 금강폭포는 암벽등반과 겨울철 빙벽 등반 훈련장소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단조성 안내판 글귀가 다시 떠오른다. “배내오재(이천오령·梨川五嶺) 중에서 가장 험하다는 금강골 아리랑재와 꼬꼬랑재는 맹수들이 설치던 지뢰밭이다. 암행어사 박문수는 금강골을 빗대어 '산성의 험준함이 한 명의 장부로도 만 명의 적을 당해 낼 수 있는 철옹성'이라 했다. 임진왜란 당시 금강굴을 오르는 왜군을 물리치기 위해 굴렸던 석퇴는 지금도 동쪽 벼랑 끝에 남아 있다.”

◇ 시민들이 살린 십리대숲은 시민들을 살리는 십리대숲으로
서울로 돌아오기 직전 울산광역시 시내를 가로지르는 태화강을 찾았다. 태화강은 과거의 산업화 과정에서 심하게 오염됐으나 지역주민의 열망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에 의해 깨끗하게 재탄생한 것으로 유명해졌다. 1997년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10PPM으로 농업용수로도 부적합할 정도의 5등급 수질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PPM의 1등급 강으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울산광역시가 태화강의 하수관 정비와 하수처리장 설치, 퇴적물 준설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강이 깨끗해지자 철 따라 연어와 황어떼가 돌아오고, 수달이 서식한다. 겨울에는 흰꼬리수리까지 관찰된다.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서의 가치도 높아졌다.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울산으로 본부를 옮긴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박영범 이사장은 “아침 6시 반부터 1시간 가량 태화강변을 걷는다”면서 “새가 찾아오고, 물고기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광경들만 봐도 삶의 활력이 재충전된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두세 시간을 더 투자해서 태화강 상류에 있는 십리대숲까지 산책한다. 울산시민들의 자랑거리가 된 태화강에서 빠뜨릴 수 없는 명물이 십리대숲이다. 구삼호교에서 태화교까지 태화강변 약 4㎞에 걸쳐 조성된 울창한 십리대숲은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시원한 그늘과 산림욕의 청량함을 제공한다.
울산시의 기록에 따르면 조선시대 중기 이전부터 태화강변에는 대나무가 자생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이 대나무의 홍수피해 예방 효과와 죽세공품 제조 등을 위해 자생지를 확대, 식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1970년대 산업화 바람에 밀려 태화강 대숲의 지주들이 특정 작물 재배를 위해 대나무를 훼손했다. 1987년 중앙정부는 태화강하천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십리대숲이 홍수 발생시 물 흐름에 방해가 된다며 대숲 전체를 제거하기로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태화강 보전회를 중심으로 지역 유지들이 모여 십리대숲 살리기를 위한 범시민 운동을 전개했다. 이어 학계와 지자체가 이 운동에 동참해 중앙정부를 설득한 끝에 대숲을 보전할 수 있었다. 십리대숲이 정비되면서 백로와 떼까마귀의 보금자리가 생겼다. 최근에는 지나친 밀식으로 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라서 굵은 대나무를 보기 어렵고 생육이 불량하게 됐다는 지적에 따라 또 한 차례 간벌이 검토되고 있다.

◇ ‘근자열(近者悅), 원자래(遠者來)’
울산광역시와 울주군이 추진 중인 신불산 케이블카를 지자체의 관광사업이나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평가하자면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케이블카 사업에 들어갈 많은 돈을 감안할 때 수지를 맞추려면 주로 외지의 관광객을 겨냥할 수밖에 없다. 후대에 물려줘야 할 자연자원을 훼손하는 관광시설은 지역주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외과시용이자 지자체장과 정치인의 치적을 위한 것인 경우가 많다. 신불산 탐방로 입구에는 상당수 국립공원의 그것보다도 더 큰 주차장과 육중한 영남알프스산악문화센터 건물이 들어서 있다. 반면 태화강변 산책로와 십리대숲은 철저하게 지역주민을 위한 인공적 기획이면서도 관광사업을 위한 좋은 인프라 구실을 한다. 그것은 육중한 하드웨어나 시설물보다 가볍지만 주민들에게 활기를 주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뤄졌다. 울산에 출장을 오거나 여행하는 외지인들은 한강종합계획에 따른 한강변의 황량한 공터와 아기자기한 태화강변 숲길을 비교해 보며 태화강의 매력을 만끽할 것이다. 결국 지역주민이 행복해야 그곳을 찾은 관광객들도 즐겁다. ‘근자열(近者悅), 원자래(遠者來).' 이는 춘추전국시대 초(楚)나라의 대부인 섭공(葉公)이 던진 질문에 대한 공자의 답변에서 유래한 말로 가까운 곳의 사람, 즉 자국민이 기뻐해야 먼 곳, 즉 타국민이 (소문 듣고) 온다는 말이다. 주민들이 쉽게 국경을 넘어 이주하던 전국시대의 정치를 논한 말이지만, 관광산업이나 지방자치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울산·양산=임항 논설위원 hnglim@kmib.co.kr / 사진=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