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와 미국 함정의 남중국해 진출로 미·중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핵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10만4200t급)가 30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레이건호는 핵잠수함을 포함해 19척의 함정으로 편성된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 소속으로 최근 동해상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을 마치고 일본 요코스카 기지로 복귀하기에 앞서 부산항에 들렀다.
부산항 입항은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2011년에도 독수리훈련 참가를 위해 부산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일본의 지진피해 복구 지원 때문에 오지 못했다.
총 48억 달러의 건조비용이 든 레이건호는 2003년 7월 취역했다. 선체 길이만 333m이고 수면 위로 드러난 높이는 아파트 20층 규모다. 갑판 면적은 1800㎡로, 축구장 3개 넓이를 자랑한다. 승조원은 5400명이 넘고 이들 중 400여명이 비행갑판 요원이다. 연간 유지비용만 3000억원에 달한다.
최신예 전투기인 F-18 슈퍼호넷 등 85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20년간 연료공급 없이 운항할 수 있는 2기의 원자로를 갖추고 있어 ‘떠다니는 해군기지’로 불린다.
특히 레이건호는 1분에 1대꼴로 슈퍼호넷 전투기를 띄울 수 있다. ‘캐터펄트’(항공기 이륙을 돕는 장치)를 4개나 갖췄기 때문이다. 캐터펄트는 항공기가 이함할 때 핵원자로에서 나온 고압 증기로 항공기를 공중에 띄우는 역할을 한다. 고압 증기의 힘이 워낙 세기 때문에 무게가 10t이 넘는 슈퍼호넷도 가볍게 공중에 떠오른다.
레이건호에서 항공기의 착함은 3곳에 설치된 ‘어레스팅 와이어’를 항공기에 걸어 강제로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크리스 볼트 함장은 이날 함정 공개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시민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자 한다”며 “이번 방문으로 한미간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레이건호는 11월 4일까지 5박6일간 부산에 머물며 한국 해군장병과 봉사활동 등 다양한 교류활동을 하고 떠날 예정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미국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30일 부산 입항
입력 2015-10-30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