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이대생이라고 밝힌 네티즌 A씨는 29일 페이스북에 “‘제가 재학 중’인 ‘제 학교’에서 ‘제 갈 길’을 가로막아 저를 넘어뜨린 경찰 분. 밥은 잘 드시고 계신가요”라고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글과 함께 무릎과 종아리에 찰과상을 입은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제50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화여대를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학생들이 방문 거부 시위를 했고, A씨는 이 와중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A씨는 해당 글에서 “제 위로 몇 명의 학생들이 더 넘어져 모두 고통에 신음하고 있을 때 교육기관에 난입한 사복 경찰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라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내에 진입했다는 경찰들은 보시다시피 학생에게 위해를 가하고 물리적 폭력을 휘둘렀습니다”라고 시위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여대 안에 사복 남성 경찰을 풀어 학생들의 진로를 가로막고,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에게 폭언을 퍼붓게 한 것은 누구입니까”라며 “전국여성대회라는 행사의 취지가 무엇입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과연 여성이라는 이름을 달고 그 행사에 참여할 자격이 있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A씨는 “자신이 필요할 때에만 ‘여성’ 운운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필요를 위해 이대의 이름을 빌리지 마십시오”라고 일갈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A씨의 글과 사진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마음이 아프네요” “이화여대 오늘 난리도 아니었다던데” “많이 다치신 것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이화여대 학생들은 “친일·독재 미화 국정 교과서 강행, 노동 개악, 세월호 진실 은폐, 반여성 정책을 추진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거부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학교 방문을 거부하고 나섰다. 이에 이화여대에는 사복경찰까지 등장해 1시간 30여분 동안 학생들과 대치했다.
라효진 기자 surpl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