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일본 정무 담당 외무심의관(차관보급)이 29일 내외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알맹이 없는 '맹탕' 회견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주한 일본대사관 측은 이날 오후 3시45분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불과 2~3시간 전에 내외신 기자들에게 '긴급히' 공지했다.
다음달 1일 한일중 정상회의와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의 첫 정상회담에 예정된 상황에서 스기야마 심의관의 기자회견은 당연히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스기야마 심의관은 이날 김홍균 한국 외교부 차관보와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과 함께 3국간 고위관리회의(SOM)을 열어 한일중 정상회의 결과물로 발표될 공동선언문 문안을 최종 조율한 직후였다. 기자회견 이후에는 김 차관보과 별도의 회동도 예고돼 있었다.
그러나 스기야마 심의관은 이날 회견에서 고위관리회의 개최 사실을 거론하며 "성공적인 한일중 정상회의를 위한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중언부언'만 되풀이했다.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대 관심사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질문도 나왔지만 "제가 방한한 목적은 사흘 남은 한일중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3자 고위관리회의 참석을 위한 것"이라는 식으로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미중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가 의제로 다뤄지거나 의제가 아니더라도 거론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것은 (정상회의) 내용에 관한 문제다. 내용에 대해 들어가지(언급하지) 않고서는 내가 '예스'(yes) 또는 '노'(no)를 말할 수 없다"면서 언급을 피했다.
15분여에 걸쳐 회견이 진행됐지만 결국 스기야마가 언급한 내용은 성공적인 한일중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방한했다는 게 전부였다.
회견장 주변에서는 한일간 핵심쟁점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한일 정상회담이 순탄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앞으로 책임회피를 위해 '우리도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의식적으로 전파하기 위한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日스기야마 차관보,언론플레이 논란...알맹이 전혀 없는 긴급 기자회견 자처 왜?
입력 2015-10-29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