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2순위 임명 총장에 교수 90% 10일째 반대 식물 대학 전락 우려

입력 2015-10-29 17:09
교육부가 2순위 임용 후보자인 박진성(사회체육학과) 교수를 순천대 8대 총장에 임명한 지 10일째를 맞고 있지만 대학이 아직까지 정상화를 찾지 못한 채 파행을 겪고 있다.

순천대 전체 교수 318명 가운데 약 90%가 박 총장에 대한 임명을 반대하면서 주요 보직교수의 임명 동의안이 부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식물대학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교수회는 조만간 20여명 내외로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정부에 박 총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한편 임명취소에 따른 법적 소송까지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순천대 내홍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순천대는 대학 운영의 3대 주요부서인 기획·교무·학생처의 처장과 산학협력단장 등 4대 보직교수에 대한 인선작업을 이번 주에 마무리한 뒤 다음주쯤에 임명동의안을 교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박 총장이 이들 주요 보직교수를 임명해 체제를 구축한 뒤 대학발전에 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내 전체 교수 90%가 박 총장 임명을 반대하고 있는데 따라 이들 보직교수를 임명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보직교수의 임용까지는 이들 전체교수의 과반수 참석에 참석 교수 과반수 이상이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순천대는 이들 보직교수들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 현재 사퇴의사를 보이고 있는 4대 보직교수들을 설득해 박 총장 초기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임 총장의 재임이 끝날 시점에 공약과 대학발전 계획을 마무리하기 위해 보직을 맡아 온 이들 교수들이 원대한 대학발전을 구상하고 있는 박 총장 초기체제의 원동력이 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순천대는 지난 6월 제8대 총장 후보에 정순관(행정학과) 교수를 1순위로, 박진성 교수를 2순위로 각각 선정해 지난달 교육부에 추천했다. 교육부가 정 교수에 대한 특별한 결격 사유도 밝히지 않은 채 2순위 임용 후보자인 박 교수를 총장으로 임명하면서 학내 교수와 지역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샀다.

특히 순천경제정의실천연합과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등 지역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전남지역시민사회단체까지 가세한 2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7일 대학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박 총장의 용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박 총장은 28일 “교수회와 시민단체의 불만에 대해서 공감하는 바는 있으나 이번 선거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행사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효로 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총장)임명에 대해서는 모든 절차가 미리 정해져 있었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만큼 임명 자체에는 전혀 하자가 없다”면서 총장직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