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대학생 2명 중 1명 성희롱 성폭력 피해 경험

입력 2015-10-29 15:10
강원도내 대학생 2명 중 1명꼴로 성희롱과 성폭력 등 성적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대학교 양성평등성상담센터, 강원대 여교수회, 강원여성연대는 29일 강원대에서 ‘강원지역 대학 내 성희롱 성폭력 실태조사 발표 및 토론회’를 갖고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유은주 상지대 교수팀이 지난 5~6월 도내 4년제 3개 대학 재학생 5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는 남학생 261명, 여학생 296명이 참여했다.

조사결과 47.6%인 265명이 손 만지기 등 가벼운 신체접촉, 짙은 성적 농담, 술자리에서 선배와 교수에게 술 따르기 강요 등 11개 성적 피해 유형 가운데 1개 이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가벼운 신체접촉이 35.4%로 가장 많았고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품평 24.4%, 가벼운 성적 농담 23.9%, 음담패설 등 짙은 성적 농담 19.4%, 사생활에서 성적 경험 등에 대한 공개적 질문 17.4%, 술자리 등에서 교수나 선배에게 술 따르기 강요 11.8% 순이었다. 원치 않는 성관계 강요와 심한 신체 접촉도 각각 0.9%와 6.3%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들은 자신이 입은 피해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응답한 학생은 27.4%에 그쳤고, 성희롱방지센터 신고 2.1%, 사법당국 신고 0.4% 등 문제를 제기한 학생이 29.9%에 불과했다.

유 교수팀은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해결을 위한 대책으로 처벌강화, 총장 및 부총장 직속 전담기구 설치, 성평등 관련 교과목의 다양한 개설 및 정규 교양 필수화 추진, 교수들의 사회적 책무 발휘 등을 제시했다.

유혜정 강원여성연대 상임대표는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대학이 민주적이고 성평등한 사회로 변화해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