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월드컵] 오열한 이승우… 어깨 다독인 벨기에 선수들

입력 2015-10-29 14:17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승우(17·FC 바르셀로나)는 페널티킥 실축으로 상심한 듯 고개를 숙였다. 처음 경험한 실패에 익숙하지 않은 듯 눈물을 쏟은 선수도 있었다. 최진철호의 주장 이상민(17·울산현대고)이 깊은 슬픔에 빠진 선수들의 분위기를 대신 전했다.

이상민은 29일 칠레 라세레나 라포르타다 경기장에서 벨기에에 0대 2로 분패한 201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16강전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4강 진출을 목표로 삼고 동료들과 오랜 시간 준비했지만 아쉽게 이루지 못하고 16강에서 탈락했다. 선수들이 모두 아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나이에 함께 자라면서 이번 월드컵을 준비했다. 그래서 더 큰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며 “조별리그에서 강한 상대들을 이겨 정신적으로 나태한 부분이 있었다. 그게 오늘 나오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진철호의 월드컵 도전은 16강에서 막을 내렸다. 한국은 조별리그 B조에서 브라질, 기니를 1대 0으로 제압하고 잉글랜드와 득점 없이 비겼다. 당초 브라질과 잉글랜드의 강세가 예상됐던 B조에서 최종 전적 2승1무(승점 7)로 1위를 차지했다. 본선 진출 24개국 중 조별리그에서 유일하게 실점이 없었지만 벨기에에 두 골을 얻어맞고 8강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25분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지만 공격수 이승우의 오른발 슛이 벨기에 골키퍼 젠스 토인켄스에게 가로막혀 만회골에 실패했다. 앞서 벨기에는 전반 11분 공격수 요른 반캄프, 후반 22분 미드필더 마티아스 베렛의 두 골로 승리했다. 두 골 모두 빠른 역습으로 우리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이승우는 경기를 마치고 오열했다. 동료로서 페널티킥 실축의 상실감을 공감하는 벨기에 선수들은 이승우에게 다가가 어깨를 다독였다. 이승우를 비롯한 선수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경기장 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조용히 빠져나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상민은 “목표가 원대했다. (16강 탈락을) 잘했다고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없다”며 “목표를 위해 준비한 시간과 과정을 생각하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최진철(44) 감독은 “그동안 부족한 나를 따른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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