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불법고래 포획, 유통단 무더기로 적발

입력 2015-10-29 10:17 수정 2015-10-29 11:21
동해안에서 20마리가 넘는 밍크고래를 포획해 시중에 유통한 선주, 도매상, 운반책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포획을 금지하고 있는 밍크고래를 잡아 고래고기 전문식당에 넘긴 혐의로 선주 박모(57)씨 등 10명을 구속하고 도매상 박모(48)씨 등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달아난 3명을 쫓고 있다.

포항과 울산에서 연안자망(걸그물)어선 5척을 운용해 온 박씨 등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동해안 일대에 서식하는 밍크고래 24마리를 잡아 부산, 울산 등에 있는 고래고기 전문식당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밍크고래는 마리당 평균 도매가 2000만원, 소매가는 4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래고기 식당들은 손님에게 판매해 1마리에 평균 8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밍크고래 24마리 가격은 식당 판매가를 기준으로 19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고자 해경 검문소가 없거나 주민 감시가 소홀한 작은 항구를 거점으로 삼았다.

밍크고래를 잡자마자 부위별로 해체해 마리당 자루 40∼50개에 나눠 담은 뒤 부표에 달아 바다에 놓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운반책은 낮 시간대에 정상 조업을 가장해 출항한 뒤 중개업자가 알려준 해상지점에서 밍크고래를 넘겨받아 입항해 야간에 대포차량으로 이송했다.

이승목 경북경찰청 광수대장은 “고래 불법포획과 관련해 검거한 인원은 지금까지 전국 최대 규모”라며 “그동안 1회성 단속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끈질긴 수사로 포획에서 유통단계까지 일망타진함으로써 밍크고래 불법 포획을 근절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