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항공사는 28~32주 이상 임신 상태인 승객에게 비행 중 임신부 건강에 유해한 결과가 발생해도 항공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서약서나 전문의의 소견서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미리 서류를 준비하지 않는 탑승객에게 임신 기간 등을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준 기간 이상일 경우 서약서를 받기 위해서죠.
하지만 승무원이 임신 기간을 물을 때는 육안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보니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비만인 여성의 경우 자칫 승무원이 임신한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지요.
오세아니아 지역을 주 무대로 하는 저가항공사인 제트스타(Jetstar Airways)의 한 승무원이 임신하지 않은 20대 여성에게 “임신 몇 주나 됐느냐?”고 물었다가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24세 여성 그래더 앤더슨(Grethe Andersen)씨는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오클랜드로 가는 비행기를 탑승하려다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한 남자 승무원이 자신의 배를 가리키며 그녀에게 “몇 주나 됐나요?”(How many weeks are you?)라고 물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녀는 “나는 임신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그 승무원은 사과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과는커녕 미안한 몸짓이나 표정 등 아무런 기색이 없었다는 게 그녀의 불만이었습니다.
앤더슨씨는 불만을 얘기했지만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하자 항공사 페이스북에 자신의 경험을 올렸습니다. 앤더슨씨는 뉴질랜드 언론에 “나는 비만인 상태로 지내왔지만(I used to be quite heavily overweight) 그토록 무례한 질문은 받아본 적은 없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녀는 “특히 해당 승무원에게서 아무런 반성이나 후회의 기색을 보지 못해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항공사는 앤더슨씨가 SNS에 글을 올린 뒤인 27일 그녀에게 연락해 사과하고 100뉴질랜드 달러(한화 약 7만5000원 상당)의 항공 상품권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제트스타 대변인은 “승객이 겪은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비만 여성에게 임신 몇주냐 물었다가…사과 안한 항공사 '곤혹'
입력 2015-10-29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