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현역 의원들의 '정치적 생명 줄'을 좌우, '저승사자'로 불려온 선출직 공직자평가위원회가 28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물갈이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그러나 인선 결과에 대해 당 일각에서 불만을 제기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칼자루를 쥔 평가위원 전원이 외부인사로 구성돼 면면이 생소한 터라 '깜깜이 평가'가 진행될 수밖에 없어 의원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조은 평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당연히 외부 개입은 있을 수 없다"면서 "살아온 경륜을 걸고 공정하게 심사하고 평가할 것을 약속한다"며 공정성과 독립성을 일성으로 내세웠다.
조 위원장은 "지원하되 개입하지 않는다는 독립성 위상을 (보장) 받았으며, 위원 선임권을 위임받아 손색없는 위원회를 구성했다"면서 "어떤 정파나 정치적 셈법을 쓰지 않을 것이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한 치의 의심 없는 평가를 하겠다"고 했다. 또한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당 결정에 부합하는 위원회를 꾸려가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2012년 총선 당시 공천심사위원으로서 '실패한 공천'의 책임론이 있다는 지적에 "공심위원장도 아니었고 공천(전체 공심위원)의 15분의 1이었다"며 "실패한 공천을 해서 평가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기보다는 당시 한명숙 대표 시절이니 '한명숙 라인' 아니냐는 프레임이 작동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어 "그런 프레임에서 벗어나 조금 더 격이 있게 바라봐야 하고, 의구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평가위원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인사들이라는 지적에는 "물갈이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너무 잘 알려졌다는 건 오히려 여의도쪽이랑 가깝다는 뜻 아닌가"라며 "그래서 유명한 사람이나 중진급 인사에 비중을 두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가위나 평가위원들에 대한 의구심을 제가 충분히 불식시켰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사심없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외부개입 없고 독립적인 위원회가 될 것이라는 점만은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조 위원장을 포함, 총 11명의 외부인사로 이뤄진 평가위의 평가결과를 토대로 전체 소속 의원 128명 가운데 '하위 20%'인 26명을 공천에서 원천배제할 방침이다. 평가위는 주 2회 정도 회의를 하기로 했으며, 3개 소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평가위 인선 과정에는 수도권과 호남 등 지역안배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평가위원 인선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첫 회의가 잡혔다는 점 등을 놓고 일부 최고위원들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몇몇 의원이 시민단체 출신 평가위원이 너무 많아 시민단체 출신 의원들한테 유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평가위원 가운데 오세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사의를 표명하고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교체된 것을 두고 비주류 일각에서는 "오 연구원이 486 그룹에 대해 비판적 성향의 인사란 점이 감안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현 근무지에서 당 관련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소속 의원 80명이 오픈프라이머리 제도 도입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인위적인 물갈이에 대한 집단반발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평가위 활동이 시작되면서 새정치연합 안팎에선 역사교과서 정국 와중에 내부 분란이 재촉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野평가위, 현역물갈이 착수…조은 “외부개입 없다”
입력 2015-10-28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