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 헤브론서 팔레스타인인 대규모 시위

입력 2015-10-28 19:14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 헤브론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시신 이양 거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28일 보도했다.

팔레스타인인 수천명은 전날 오후 헤브론시와 그 주변 마을에서 거리 행진을 열고 이스라엘 당국이 흉기 공격 혐의로 사살한 팔레스타인인 최소 16구의 시신을 넘겨주지 않는 행위를 규탄하며 조속히 시신을 이양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거리 행진에는 유족은 물론 팔레스타인 여성과 노인, 청년, 어린이, 종교인, 세속주의자 등이 참가했다고 한 목격자는 말했다.

헤브론 주재 활동가인 이사 아므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시신 이양 거부는 “유족과 그 공동체에 집단 형벌을 내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헤브론에서는 최근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군인·경찰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수십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그러나 이스라엘 군경은 시위 현장에서 실탄 사격 등으로 사살한 팔레스타인인 시신 최소 16구를 회수하고 나서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가족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또 서안 지역 전역에서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적어도 143명의 팔레스타인인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밝혔다.

이에 팔레스타인 일부 정파와 유족은 이날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유족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점령군이 소유한 우리의 영웅적 자녀를 반환받을 수 있도록 요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와 달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 당국은 팔레스타인 사망자의 장례식이 또 다른 폭력 시위를 일으킨다고 보고 시위 등 사건 현장에서 사살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신을 가족들에게 인계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이 그 가족들에게도 연대적 형벌을 내리고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