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의 한 팬(@Dave*******)은 28일 뉴욕 메츠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 홈경기가 열린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커프먼 스타디움의 관중석에 이성우씨의 사진으로 제작한 간판을 세웠다. 이성우씨가 자신의 얼굴을 새긴 티셔츠를 입고 열광하는 사진에 “캔자스시티 로열스 2014~2015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이라고 문구를 새긴 간판이다. 숫자 2015는 손으로 적은 점으로 볼 때 지난해에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팬은 이성우씨에게 멘션으로 사진을 보냈고, 이성우씨는 사진을 리트윗했다. 이 팬은 “이성우씨가 월드시리즈로 돌아왔다”고 적었다. 캔자스시티 팬들의 트위터 해시태그 중 하나인 ‘이성우를 데려와(#bringbacksungwoo)’에 대한 대리만족이다. 이 팬은 캔자스시티가 2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이성우씨와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간판을 세우고 트위터로 알린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서울에서 거주하는 평범한 30대 남성이다. 하지만 미국 중부 중소도시 캔자스시티에서는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다. 이씨는 1990년대 영어를 배우기 위해 시청한 주한미군 방송 AFKN에서 캔자스시티의 경기를 보고 반해 응원을 시작했다. 캔자스시티는 지금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한 명도 배출하지 않았지만 이씨는 20여년 동안 꾸준하게 팬으로 활동했다.
캔자스시티는 지난해 8월 이씨를 초청했다. 이씨는 커프먼 스타디움에서 시구하고 안방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의 경우 이씨를 집중 조명한 특집 방송까지 제작했다. 캔자스시티가 같은 해 ‘만년 꼴찌’의 오명을 털고 월드시리즈로 진출하면서 이씨는 ‘승리의 요정’으로 불렸다.
is back at the World Series!
— Dave Darby (@DaveDarby46)
Skip my lunch now... keep watching Royals gm1 on mute... no shout, no groan, no sigh, no fistpump
But believe we win
— Sungwoo Lee (@Koreanfan_KC)
캔자스시티가 2년 연속으로 아메리칸리그에서 우승하고 월드시리즈로 진출하자 팬들은 이성우씨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성우를 데려와’라는 해시태그까지 생겼지만 이성우씨는 업무로 미국을 방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씨는 오후 12시34분 트위터에 사무실 전경 사진을 올리고 “월드시리즈 1차전을 보기 위해 점심식사도 걸렀다. 함성을 지를 수 없지만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적었다. 이 사진은 150명 넘는 캔자스시티 팬들에게 리트윗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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