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암도 초기라면 내시경수술로 100%완치 가능하다

입력 2015-10-28 10:39
조기 식도암 내시경 절제술(esd) 시술 과정(사진 위). 아래는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왼쪽) 김도훈 교수. 서울아산병원 제공

치명적인 식도암도 초기라면 내시경만으로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제거, 100%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임상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김도훈 교수팀(사진)은 최근 10년간 표재성 식도암 등 식도 종양으로 내시경적 점막하 절개박리술(ESD)을 시행한 환자 225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5년 생존율이 10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이 수술팀의 식도암 내시경 일괄 절제율은 93.9%에 달했고 재발한 경우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도는 림프관이 발달해 음식물이 닿는 식도벽 가장 안쪽인 점막층, 점막하층에만 암이 있는 조기 식도암이라 하더라도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가 가능해 근치적 절제 수술이 표준 치료로 시행돼 왔다.

하지만 가슴, 목, 배 부위 등을 직접 절개하는 광범위한 식도암 수술로 합병증이나 후유증 발생 빈도가 높게 나타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암도 완치되면서 보다 간편하고 합병증이 적은 내시경 절제술이 시도되기 시작했다.

위벽에 비해 매우 얇고 통로가 좁으며 특히 심장 박동으로 시술에 제한이 많은 식도는 위암의 치료와 비슷하면서도 고난도의 내시경 술기를 필요로 한다.

이에 최근 들어서야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서 암이 점막층에 국한된 표재성 식도암이라는 조기 식도암의 경우 내시경 절제술이 적용될 수 있었다.

김 교수팀은 표재성 식도암 치료에 2004년말까지 내시경으로 올가미를 삽입해 병변을 떼어내는 내시경적 점막절제술(EMR)을 시행했다. 이어 2005년부터는 주로 내시경 특수 전기 칼을 이용해 병변 아래의 점막층을 도려내는 내시경적 점막하 절개박리술(ESD)을 시행하고 있다.

작은 병변에 대한 치료로는 내시경적 점막절제술도 효과적이나, 보다 큰 병변을 깨끗하게 절제하기 위해서는 병변의 경계를 확인하며 한 번에 도려낼 수 있는 내시경적 점막하 절개박리술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조사결과 그간 표재성 식도암 등 식도 종양을 내시경적 점막하 절개박리술로 제거한 환자는 총 225명이었고, 종양의 개수는 모두 261개였다. 암세포 종류별로는 식도암의 전 단계인 선종이 70개, 편평세포암종인 표재성 식도암이 191개였다.

절제한 종양의 크기는 평균 3.7㎝로 측정됐다. 절제 시술 시 소요 시간은 평균 45분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들의 평균 입원기간은 4일이었으며 퇴원 후에는 곧바로 음식 섭취가 가능했다. 수술적 치료에 비해 합병증 발생은 현저히 낮았고 위산역류, 삼킴곤란 등의 후유증은 없었다.

내시경 절제술 후 최대 추적기간 6년 동안 식도 종양의 재발은 없었으며 식도 질환으로 사망한 사례는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5년 생존율은 100%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식도암은 주로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이 있지만 잘 늘어나는 식도의 특성 때문에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식도암을 완치하고 삶의 질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 식도암을 적극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연구결과는 대한내과학회 영문 학술지 ‘코리아 저널 오브 인터널 메디신’(KJIM)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