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방위라고?”…공릉동 살인사건 진실규명 청원 ‘화제’

입력 2015-10-28 00:05
사진=다음 아고라 청원 페이지 캡처
살인사건으로는 처음 정당방위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 ‘공릉동 살인사건’의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방송에서 이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각종 의혹들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지난달 24일 새벽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 2명이 숨진 살인사건으로 당시 휴가를 나왔던 군인 장모(20) 상병이 만취해 한 가정집에 침입, 결혼을 앞둔 박모씨(33)를 살해하고 자신은 예비신랑인 양모씨(36)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이다.

지난 9일 SBS에서 방송한 시사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Y’는 사건 당시 찍혔던 CCTV와 탐문 취재 등을 토대로 숨진 장 상병이 예비신부 박씨를 살해한 게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연합뉴스를 비롯한 다수의 언론들은 25일 사건을 수사 중인 노원경찰서가 장 상병의 사인이 옆구리에 난 상처이긴 하지만 양씨가 힘을 줘 찌른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와 흉기로 위협 당했다는 당시의 정황 등을 토대로 정당방위를 적용,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을 접한 수많은 네티즌들은 ‘궁금한 이야기Y’에서 제기한 의혹들을 다시 언급하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26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 아고라 이슈 청원 페이지에 “공릉동 살인사건은 재수사가 필요한 시점이 다가왔다”는 제목으로 사건의 엄중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온라인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글에는 SBS 시사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Y’에서 제기한 의혹들이 나열돼 있다. 청원을 제기한 글쓴이는 “궁금한 이야기 Y에서 한 주민이 카톡(카카오톡 메세지)을 주고받은 시각이 27분, CCTV에 찍힌 장모(20)상병이 들어간 시각은 28분, 양모(36)씨가 나온 시각은 34분”이라며 “미스터리 한 내막을 보면 해당 군인은 어떤 흔적도 없고 양씨는 이미와 손에 흔적이 있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또 “이 사건은 양씨가 2명을 죽인 살인자인 명백한 이중살인”이라며 “정당방위로 양씨에게 어떠한 처벌도 내려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많은 국민이 희생당할지 모른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경찰수사를 촉구했다. 이 청원은 게시된 지 하루만인 27일 현재 200명에 달하는 네티즌들이 동참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 중인 노원경찰서는 방송에서 제기됐던 의혹은 물론 정당방위로 가닥이 잡혔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노원경찰서 형사과장은 “방송 내용이 경찰 조사 결과와 다르다”며 “장 상병의 손에 상처가 있었고 주민이 방송에서 인터뷰해 의혹을 제기했던 시간 편차도 경찰진술 내용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정당방위로 가닥이 잡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추측성 기사라고 일축하며 “수사결과를 미리 말할 순 없지만 현재 신중하게 수사하고 있으며 마무리 단계”라며 “조만간 수사를 종결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