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27일 당 차원에서 '박근혜 예산', '최경환 예산'으로 규정, 칼질을 벼르고 있는 대구시의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과 대구광역권 철도망 구축사업 예산의 원안처리를 '읍소'했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라이벌로 맞섰던 새누리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대구시 예산협의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다. 김 전 의원은 내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권 시장은 "새누리당 소속으로 시장에 당선됐지만, 단체장은 여야를 떠나 협력해야 한다"며 15개 항목의 예산과 관련 2개 법안의 처리 협조를 당부한 뒤 담당공무원을 통해 하나하나 설명했다.
또한 물산업 클러스터 법안의 통과를 요청하며 "오히려 이 법안을 새정치연합 당론으로 하면 박수받지 않겠는가"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산업은 일부 의원들이 소위 '박근혜 예산'으로, 광역권 철도망 사업은 '최경환 예산'이라고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며 "대한민국을 살린다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가세했다.
그러자 국회 예결특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경기 오산) 의원은 "'수도권 동네정치'하는 사람 입장에선 권 시장, 김 전 의원의 큰 정치가 참 존경스럽고 부럽다"며 "당도 다르고, 1년전 시장 선거에서 (맞)붙은 분들이 마주앉아 이렇게 예산을 협의하는 게 해방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예산', '최경환 예산' 대신에 '김부겸 예산', '홍의락 예산'이라고 10분의 1이라도 성과를 할양해준다면 저희도 좀 더 열심히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웃으며 응수했다.
새정치연합 대구시당위원장을 지낸 홍의락 의원은 "지금 대구시민은 많이 힘들고 아프다. 자신이 뽑은 의원은 맘에 들지 않고 야당은 가끔 염장을 지른다"며 "이제 야당도 정치 쟁점은 정치쟁점대로, 민생은 민생대로 구분해낼 지혜가 있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한 평가를 묻자 "기차 타고 서울에 올라오느라 못봤다"며 답변을 피했다.
최근 대담집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를 펴낸 김 전 의원은 오는 30일 서울 인사동 수운회관에서 북콘서트를 연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박근혜·최경환 예산은 오해” 김부겸, 대구예산 원안 사수 與와 공조
입력 2015-10-27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