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호의 간판 스트라이커 이승우(17·FC 바르셀로나)가 벨기에전에서 설욕을 약속했다. 형들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벨기에에 무릎을 꿇었던 수모를 아우들이 2015 칠레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승리로 앙갚음하겠다는 약속이다. 이승우의 패기 넘치는 발언에 축구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승우는 27일 칠레 코킴보의 운동장에서 대표팀의 훈련을 앞두고 기자들을 만나 “16강전에서 어느 팀을 만나도 자신 있다고 생각했다. 벨기에로 결정된 뒤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며 “브라질월드컵을 보면서 벨기에에 패배한 게 아쉬웠다. 리턴매치라는 생각이 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홍명보(46) 전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 성인 축구대표팀은 지난해 6월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벨기에에 0대 1로 무릎을 꿇었다.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지만 주전을 제외한 벨기에에 패배하면서 월드컵을 조기에 마감했다. 최종 전적은 1무2패다. 곧바로 경질된 홍명보 전 감독에겐 대표팀 사령탑으로 대결한 마지막 상대가 벨기에였다.
홍명보 전 감독과 함께 2002 한일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수비수로 뒷문을 튼튼하게 틀어막았던 최진철(44) 감독은 지금 한국 U-17 축구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다. 이승우도 대표팀의 일원이다. 최진철 감독은 칠레 U-17 월드컵에서 승승장구하며 16강으로 진출했다. 조별리그에서 브라질, 기니를 1대 0으로 격파했고 잉글랜드와 득점 없이 비겼다. 한국은 본선 진출 24개국 중 유일한 무실점 팀이다. 오는 29일 칠레 라세레나에서 8강 진출권을 놓고 대결하는 상대가 벨기에다.
벨기에는 지금 세대 유럽에서 가장 튼튼한 유소년 육성 체계를 갖췄다. 에당 아자르(24·첼시), 마루앙 펠라이니(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다수 배출하면서 성인대표팀의 FIFA 랭킹을 3위까지 끌어올린 것도 이런 유소년 육성 체계가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말리, 온두라스, 에콰도르와 경쟁한 D조에서 1승1무1패(승점 4)로 16강 진출권을 겨우 확보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대다.
이승우는 이런 벨기에를 상대로 “승리”를 말했다. 이승우는 “함께 열심히 뛰면서 서로 희생하고 있다. ‘원팀’(One team)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자신 있게 맞서 싸우면 벨기에를 이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골보다는 승리에 집중하겠다는 성숙한 모습도 보였다. 이승우는 지금까지 동료들에게 득점을 양보하면서 골을 넣지 못했다. 이승우는 “골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U-17 월드컵은 다시 경험할 수 없는 대회인데 토너먼트에서 한 번 잘못하면 그대로 끝난다”며 “적어도 16강에서 돌아가진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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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월드컵] 이승우 패기 좀 보소… “벨기에? 형들 복수해드릴게”
입력 2015-10-27 14:07 수정 2015-10-27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