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피카소 전시회 기획, 전 인천시 산하재단 대표 지낸 대학교수 구속

입력 2015-10-27 12:13
현대 미술의 황제로 불린 파블로 피카소(1881∼1973) 작품 200여 점의 한국 전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시업체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대학교수가 검찰에 구속됐다.

인천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최용훈)는 배임수재 혐의로 인천대 교수 A씨(52)를 27일 구속했다.

검찰은 또 A 교수에게 전시 사업권을 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로 인천지역 전시업체 대표 B씨(43)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2013년 인천시 산하 한 재단이 주관한 피카소 작품 전시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B씨의 업체로부터 현금 4000여만 원과 외제차량 리스료 4000여만 원 등 총 8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태안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A교수의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금품을 받고 스페인 말라가재단에서 피카소 작품을 조달할 업체로 B씨의 회사를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카소 전시회를 주관한 해당 재단의 대표도 함께 맡았다.

검찰 관계자는 “A교수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작품 조달 업체를 선정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시회는 2013년 7월부터 9월까지 2개월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판화 204점, 삽화 4점, 도자기 10점 등 피카소 작품 218점을 비롯해 피카소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도 전시됐다. 피카소의 작품 수백 점이 단독으로 국내에서 전시된 것은 당시 처음이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