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지난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과거 4 19 혁명이후 우리나라 경제 기틀이 잡힌 이래 석유파동,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온갖 위기에서도 기업의 매출은 조금이라도 늘었는데 지난해 처음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은행은 27일 ‘2014년 기업경영분석’에서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60년 제조업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제조업 매출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각각 전년대비 0.7%, 2.2%로 적게나마라도 플러스 성장을 했다. 사실상 한국전쟁, 4 19 혁명, 5 16 군사쿠데타를 거쳐 경제근대화의 기반이 닦인 이후 우리 기업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인 셈이다.
제조업만 부진한 것이 아니다. 이번 조사대상 총 53만641곳 업체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3%,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0%에 그쳐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모두 최저수준이었다.
한은 박성빈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환율, 수출물가, 원자재가격 등의 하락으로 기업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전기전자 업종이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2013년 4.6% 성장에서 지난해 -7.4%로 크게 매출이 떨어진 것이 성장성 지표 악화를 가져온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매출은 업종별로 다소 차이가 났다. 제조업은 전기전자,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감소로 전환한데 비해, 비제조업은 운수업, 부동산·임대업 등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여 같은 기간 3.6%에서 4.1%로 증가세가 오히려 확대됐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경제근대화 이래 기업 매출 처음 감소
입력 2015-10-27 12:05 수정 2015-10-27 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