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기독교 NGO를 대북 첩보활동에 이용"

입력 2015-10-27 08:54
미국 국방부가 북한 내부의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기독교 비정부기구(NGO)를 대북 첩보활동에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해당 단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미국 내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보도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에 대해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인터셉트의 매튜 콜 기자는 26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나와 “수개월간 10여 명의 전·현직 당국자들과 인도주의 지원단체 소속 직원들, 선교사들을 인터뷰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콜 기자는 “HISG(인도주의 국제지원그룹)라는 기독교 NGO를 세우고 대북 재난구조 활동을 펴온 K라는 일본계 미국인 선교사가 펜타곤(국방부) 소속 첩보원이었다”며 “HISG는 고위비밀로 분류된 펜타곤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터셉트는 ‘펜타곤의 선교사 스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펜타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윌리엄 보이킨 예비역 중장의 아이디어로 2004년 12월부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집권 초기까지 비밀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고 보도했다.

인터셉트는 “K씨는 북한 내부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맡았고 HISG가 대북 접근이 가능한 점을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HISG의 대표로서 기독교 선교사들과 NGO 소속 직원들, 중국인 밀수업자들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된 임무는 군사물자나 비밀공작원을 보낼 수 있는 수송로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궁극적으로 탐지기와 무선표지를 반입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개발 NGO 모임인 인터액션 대표 샘 워딩턴은 이 매체에 “도를 넘어선 행위”라며 “국제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합법적 지원행위와 관련 직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