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두산 자멸… 실책 하나로 삼성에 허무한 역전패

입력 2015-10-26 22:52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두산 베어스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어렵게 잡은 주도권을 허무하게 빼앗겨 자멸했다. 페넌트레이스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는 안방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 원정경기에서 8대 4로 앞선 7회말 삼성에 5점을 빼앗겨 8대 9로 역전패했다. 경기 중반까지 주도권을 잡으면서 추격을 저지했지만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두산은 1패를 안고 한국시리즈에 돌입했다.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로, 1차전 승자의 우승 확률은 75%다. 삼성은 1차전 승리로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 통합 5연패 가능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승부처는 7회말이었다. 삼성의 외국인 거포 나바로는 무사 1·2루 때 두산의 두 번째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긴 3점 홈런을 때렸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포물선이었다. 1점차로 추격을 허용한 두산은 불펜을 대거 투입했지만 삼성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함덕주와 노경은이 아웃카운트 한 개씩 잡고 강판됐고 이현승이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이현승은 2사 1루 때 삼성 타자 채태인에게 초구를 던져 안타를 맞았다. 2사 1·2루가 됐지만 여기까지는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발생했다. 이현승은 삼성의 후속타자 이지영과의 승부에서 3구째를 폭투했다. 삼성의 주자들은 한 칸씩 진루해 2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지영은 계속된 공격에서 이현승의 4구째를 가볍게 때렸다. 투수 앞 땅볼성 타구였다. 하지만 두산의 1루수 오재일은 이현승이 던진 공을 놓쳤다.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삼성의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았다. 오재일의 실책으로 기록된 삼성의 결승점이었다.

두산은 1~2회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의 선발투수 알프레도 피가로를 조기 강판시켰지만 이런 불씨를 마지막까지 지피지 못했다. 피가로는 3⅓이닝 동안 10피안타 6실점했지만 패전을 면했다. 7회초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삼성의 네 번째 투수 백정현이 승전했다. 이현승은 패전했다.

삼성과 두산은 27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벌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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