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 홈경기에서 7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대 0으로 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밟은 첫 타석에서 삼성 선발투수 알프레도 피가로와 2스트라이크 3볼의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다.
문제의 상황은 마지막 8구에서 발생했다. 피가로는 밖으로 살짝 뺀 시속 148㎞짜리 직구를 던졌다. 오재원은 체중을 실어 스윙했지만 공은 방망이를 지나 삼성 포수 이지영의 미트로 꽂혔다. 이지영이 떨어뜨릴 만큼 공은 빨랐다.
오재원은 스윙하면서 중심을 잃은 몸을 재빠르게 돌렸고, 타석을 벗어나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헛스윙 삼진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그아웃 앞에서 갑자기 몸을 돌려 타석으로 다시 돌아갔다. 삼진인지 파울인지를 놓고 심판에게 합의판정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이미 더그아웃 밖으로 나온 상태였다. 오재원에게 상황을 묻지 않고 곧바로 심판에게 다가가 판정을 물었다. 오재원의 입장에서는 스스로 판단했던 삼진을 파울로 번복해 심판에게 항의해야 하는 민망한 상황이었다. 오재원은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심판의 판단을 기다렸다.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오재원이 피가로의 투구와 스치지 않고 헛스윙을 했다고 판단해 삼진으로 최종 판정했다. 실제로 중계방송사 카메라에 잡힌 화면에서 방망이와 공은 닿지 않았다.
야구팬들은 “포스트시즌에서 이상한 상황은 왜 오재원에게만 벌어지는 것인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위풍당당하게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데 감독이 파울이라고 말해 민망했을 것” “방망이에 공이 닿은 느낌이 없었는데 파울이라고 항의해야 하니 곤혹스러웠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삼성의 9대 8 역전승으로 끝났다. 삼성과 두산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벌인다.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로, 1차전 승자의 우승 확률은 75%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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