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출신 과테말라 대통령 "최소한 난 국민 울리진 않아"

입력 2015-10-26 15:59
BBC 방송

26일 과테말라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코미디언 출신 지미 모랄레스(46)는 선거과정에서 정치 경험이 없는 경력에 대해 “나는 20년 동안 사람들을 웃겨왔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을 울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들도 이 말에 동조해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것이다. 하지만 정치는 물론, 행정경험도 없어 얼마나 국정수행을 잘 해낼지는 미지수다. 다만 연예인 출신으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아놀드 슈워츠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행정’을 비교적 잘 펼친 적이 있어 기대를 걸어보게 한다.

26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모랄레스는 대선 선거 운동을 시작한 올해 4월 지지율이 불과 0.5%에 불과해 당선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

모랄레스 당선인은 2007년 코미디 영화에 출연해 대선에서 낙선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선거 운동 초기에는 모두 그가 그 연기를 되풀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영화 ‘솜브레로(큰 모자)를 쓴 대통령’에서 우연히 대통령이 될 뻔한 카우보이 네토를 열연했다. 네토는 실현할 수 없는 공약을 남발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와 완전히 달라 결과는 70% 득표를 기록하는 압도적 승리였다. 모랄레스는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 아닌 현실적인 부패 척결을 외치며 당선될 수 있었다. 그의 선거 구호는 ‘나는 부패하지 않았고 도둑도 아니다'였다.

과테말라에서는 최근 오토 페레스 몰리나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정치 엘리트들의 부패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유권자들의 분노가 치솟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