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초미세먼지 생성 원리 밝혔다…쇄빙선 아라온 타고 1만2000km 항해하며

입력 2015-10-26 14:00
국내 연구진이 북극해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의 생성 원리를 규명했다. 연구에는 우리나라 최초 쇄빙 연구선인 ‘아라온호’가 활용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공학부 박기홍 교수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윤영준 박사팀은 아라온호를 타고 북극해~태평양~동북아시아 근해~한반도 동해에 이르는 1만2000km를 항해하며 초미세먼지를 실시간 관측해 해상에서 초미세먼지가 생성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26일 밝혔다.

초미세먼지는 공기중에 떠다니는 2.5 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에어로졸 입자다. 구름 형성에 영향을 주며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복사의 열평형에 미치는 역할을 이해하는 데 가장 기본적 요소다.

연구팀이 관측한 초미세먼지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북극해에서는 바다 속 엽록소a의 활동이 해양 초미세먼지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엽록소a는 식물이 광합성 하는데 빛을 흡수하는 색소다. 바닷속 식물 플랑크톤 세포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특히 북극해와 태평양에서 각각 관찰된 초미세먼지 특성을 비교한 결과, 엽록소a의 농도가 높아 생물학적 활동이 더 활발한 북극해 초미세먼지에서 ‘나노입자의 생성 이벤트’가 훨씬 많이 관찰됐고, 보다 많은 휘발성분이 혼합돼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 이를 통해 바다에서 자연발생한 생물학적 유기 성분이 초미세먼지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은 또 일본 열도 동쪽 오호츠크해와 한반도 동해에서 육지와 가까워질수록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특히 인위적 초미세먼지인 ‘블랙카본’ 농도가 최대 100나노그램/입방미터까지 급증하는 것을 확인했다.

‘블랙카본’은 자연활동이 아닌 인간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초미세먼지를 지칭한다. 자동차 연소 입자, 공장배출 입자, 난방 연소 입자 등이 해당된다.

GIST 박기홍 교수는 “향후 한반도와 중국 및 극지 환장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의 기후변화 영향과 건강 유해성 파악 등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분야 국제 학술지 ‘환경과학기술’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