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피해 가족들이 지난달 우리나라와 일본 정부에 납북자 문제의 전면 조사와 해결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사단법인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최성룡 이사장은 "지난달 중순 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에게 납북자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최 이사장은 청원서에서 "한일 두 정상은 공동으로 납북자 문제를 전면 조사해 납북자 부모님들의 한을 풀어주길 강력히 요청한다"면서 "납치 장소부터 현재까지 진실이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최 이사장은 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미 2006년에 일본인 납북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橫田めぐみ) 씨와 남편 김영남 씨 부모에게 납북 문제의 해결을 약속한 바 있다"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납북자 문제에 큰 관심을 둘 수 있도록 한일 양국 정상이 공동으로 대처해 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최 이사장에 따르면 납북 피해자인 요코타 메구미와 김영남, 이민교, 홍건표, 최승민, 이명우 씨는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 평양 이남화교육관(환경관)에서 4년간 함께 생활했다.
그는 "북한은 한국과 일본의 어린 학생들을 납치해 놓고도 지금까지 납치 사실을 부인하거나 납치 이후의 생활에 대한 진실을 밝히길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1964년생인 요코타 메구미는 1977년 11월 만 13살 나이에 니가타(新潟) 현에서 귀갓길에 북한에 납치됐다. 북한은 메구미가 결혼해 딸을 낳고 우울증을 겪다가 1994년 4월 자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민교(18세. 이하 납북 당시 나이)씨와 최승민(17)씨는 1977년 전남 홍도에서, 이명우(17)씨와 홍건표(17)씨는 1978년 같은 장소에서, 김영남(16)씨는 1978년 군산 선유도에서 각각 납북됐다. 당시 이들은 모두 고등학생이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납북자 가족들, 한·일 정부에 납북자문제 조사 청원
입력 2015-10-26 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