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천경자 화백이 ‘미인도’ 위작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던 지난 1991년 지인에게 썼던 친필 편지가 언론을 통해 공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작 논란으로 절필한 것으로 알려진 처 화백이 편지에는 “차원이 다른 작품 활동을 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신작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YTN은 24일 김종근 미술평론가와의 인터뷰 내용을 방송하면서 그가 소지하고 있던 친필편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편지는 1991년 6월 지인에게 쓴 한 장짜리 자필 편지로 ‘미인도’ 위작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가량이 지난 시점에서 작성된 것으로 매체는 소개했다.
공개된 편지에는 “감사하다는 편지를 드리고 싶었지만 10여 년 동안 편지를 쓰는 일이 드물어 펜이 잘 잡혀지지 않았다”며 “깊은 늪에 빠져 있는 저의 불행한 사건이 가끔 식도 부분의 둔통을 줄 때가 있다”고 적혀 있어 당시의 고통스런 심경을 짐작하게 했다.
아울러 “제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 앞으로 보다 차원이 다른 작품세계를 염원하면서 노력을 하고 작품들을 위해 남은 생명을 불태울 각오다”라고도 쓰여 있어 미국에서 작품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왔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천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미인도’를 놓고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해 위장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화랑협회감정에서 진품이라는 결론이 나자 천 작가는 “내가 낳은 자식을 내가 몰라보는 일은 절대 없다”는 말을 남기고 절필을 선언, 미국으로 떠났다.
앞서 관련 업계에서는 위작 논란으로 절필을 선언한 천 화백이 신작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작가의 사망이 작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에서 작업했던 새로운 작품이 나올 경우 판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천경자 화백 신작 나올까…작품 열망 담은 생전 편지 공개
입력 2015-10-25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