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꿨던 나성범이 마운드에 올랐다. 가라앉았던 마산구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후끈해졌다.
NC 다이노스는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4대 6으로 패했다. 7회부터 등판한 두산 이현승 공략에 실패하면서 졌다. 4대 6으로 뒤진 9회초 2사 후에는 나성범이 투수로 나섰다. 나성범은 최고구속 147㎞를 기록하며 0.1 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9회초 1사 후 NC가 임창민으로 투수를 바꾸면서 나성범의 등판은 무산되는 듯 했다. 2점 차였기에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점수 차였다. 괜히 팬서비스 차원에서 올렸다가 점수를 내줬다간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었다.
임창민이 양의지를 잡아낸 순간 투수코치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외야에 있던 나성범도 천천히 마운드로 달려왔다. 나성범은 담담한 표정으로 연습투구에 임했다.
두산은 기세를 뺏기지 않았다. 대타 로메로를 냈다. 로메로는 나성범의 초구를 깔끔하게 받아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위기의 순간, 나성범의 침착함이 빛났다. 다음 타자 오재원을 3구만에 3루 땅볼로 아웃시켰다.
공교롭게도 그는 NC의 마지막 공격까지 책임져야 했다. 하지만 그의 타구는 중견수 정수빈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NC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으나 나성범의 투수 변신이라는 볼거리를 선사했다. “프로에서 투수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라던 나성범은 실전에서 더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김동필 대학생 인턴기자 media09@kmib.co.kr, 사진=SBS 중계 캡처
“우와 147㎞?” 나성범, PO 5차전서 투수 변신… 강속구 팍팍
입력 2015-10-24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