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또다시 기적을 이루며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은 24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6대 4로 승리했다. 1승2패로 낭떠러지에 몰렸다가 내리 4, 5차전을 따낸 두산은 이로써 2013년 이후 2년 만에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산은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 통합우승 5연패까지 꿈꾸는 삼성 라이온즈와 26일부터 7전4승제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두산은 2001년 이후 1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것은 삼성에 3승 4패로 밀려 준우승한 2013년 이후 2년 만이며 전신 OB 시절을 합쳐 9번째다. 두산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을 시작으로 1995년,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11년 창단한 NC는 2013년 1군 진입 이후 3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렸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고 창단 후 첫 플레이오프 직행에 만족해야 했다.
1차전 완봉 역투에 이어 승부의 분수령이 됐던 4차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2차전에서 발가락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불살랐던 포수 양의지는 이날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솔로포를 포함해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 5차전 MVP에 선정됐다.
승의 발판을 놓은 솔로포를 터트리는 등 3타수 1안타에 볼넷 하나를 고르고 2타점 1득점을 기록한 양의지는 플레이오프 5차전 MVP로 선정됐다.
초반 흐름은 NC가 가져갔다. 1회 2사 후 나성범이 빗맞은 투수 옆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에릭 테임즈가 좌전안타로 주자 1, 2루의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이호준이 우전 적시타로 나성범을 홈에 불러들였다. 2회에는 선두타자 손시헌이 좌선상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박민우가 우전안타를 쳐 2-0으로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두산은 양의지가 4회 2사에서 가운데로 몰린 재크 스튜어트의 시속 145㎞ 커터를 그대로 담장 밖으로 넘겨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두산은 5회 대거 5점을 만들며 전세를 뒤집었다. 무사 2루에서 정수빈이 좌익수 쪽 2루타로 균형을 맞춘 두산은 허경민의 우전안타와 민병헌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결국 4번 타자 김현수가 우익수 쪽으로 2타점 2루타를 날려 4-2로 역전시켰다. 두산은 계속된 무사 2, 3루에서 NC 두 번째 투수 이민호를 상대한 양의지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탰다. 이후에도 홍성흔이 몸에 맞는 공, 오재원이 볼넷으로 출루해 다시 1사 만루로 찬스를 살려갔고 오재일의 2루수 앞 땅볼 때 추가 득점해 6-2로 달아났다.
NC도 곧바로 반격했다. 5회말 1사 2루에서 나성범의 좌선상 2루타로 한 점을 보태고, 6회에는 1사 후 지석훈이 좌월 솔로포를 터트려 두 점 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거기 까지였다. NC는 7회 선두타자 김종호가 11구째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다음은 나성범과 에릭 테임즈, 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최강 타선이 자리 잡았다. 이 때 두산은 마무리 이현승을 마운드에 내보냈다. 이현승은 나성범을 포수 파울플라이, 테임즈를 헛스윙 삼진, 이호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요리하고 리드를 지켰다.
NC 김경문 감독은 패색이 짙던 9회초 2사에서 두산 장민석 타석이 되자 우익수 나성범을 팀의 8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대학 시절 투수였던 나성범이 프로에 입단해 야수로 전향한 뒤 투수로 경기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나성범은 대타 데이빈슨 로메로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오재원을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나성범은 9회말 2사 후 다시 타석에 들어섰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당해 가을야구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창원=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미러클’ 두산, NC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삼성 나와라”
입력 2015-10-24 18:22 수정 2015-10-24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