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어린이 3명, 여교사 살해… 중국 대륙 ‘발칵’

입력 2015-10-24 13:19
사진=신경보

중국 대륙이 어린이 3명의 여교사 살해 사건으로 발칵 뒤집어졌다. 용의자는 열 살을 갓 넘긴 아이들로, 중국 후난성 사오둥현 농촌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다. 부모의 도시 이주로 농촌에 남겨진 어린이들의 문제가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24일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어린이 3명은 지난 18일 낮 사오둥현의 한 학교로 침입해 52세 여교사 이씨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공안에 붙잡혔다. 어린이 3명의 나이는 11, 12, 13세다. 이들 중 2명은 부모가 일거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 농촌에 남겨진 유수(留守)아동이다.

어린이들은 담을 넘어 학교로 침입한 뒤 주말의 텅 빈 기숙사를 혼자 지킨 이씨를 나무막대로 때려 쓰러뜨렸다.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어린이들은 이씨를 화장실로 끌고 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아 살해했다. 우발적 범행이 아니었던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어린이들은 이씨의 시신을 기숙사 침대 밑에 숨기고 2000위안(약 36만원), 이씨의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났다.

어린이들의 잔혹한 범행은 중국 전역을 발칵 뒤집었다. 어린이들의 여교사 살해는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SNS 웨이보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고속 성장에 흥분하지 말고 이런 병폐들을 관찰해야 한다” “부모가 왜 도시로 떠났겠는가. 모든 중국인들의 문제다”라고 했다.

유수아동을 범사회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최근 중국에서는 도시 이주노동자인 농민공의 증가로 농촌에 방치된 유수아동도 늘어났다. 지난해 말 농민공은 모두 2억7000만명으로 집계됐다. 유수아동들은 대부분 조부모와 거주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