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혀서라도 가겠다”… 구급차 타고 금강산 향해

입력 2015-10-24 11:42 수정 2015-10-24 13:54
“업혀서라도 가야지. 꼭 가야지” 고령도 지병도, 애끓은 이산의 아픔에 비할 수 없었다. 김매순(80) 할머니는 24일 오전 구급차를 타고 북측의 가족이 기다리는 금강산으로 향했다. 지병 악화로 전날 의료진이 방북을 만류했으나 ‘업혀서라도 가겠다’는 김 할머니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의료진의 보호를 받으며 이날 오전 남측 이산가족 집결지인 속초 한화리조트를 출발했다.

김 할머니는 6·25전쟁으로 헤어진 다섯 살 터울의 오빠 아들인 일운(48)·일명(45)씨를 만날 예정이다. 오빠인 김갑신 할아버지는 안타깝게도 89년 세상을 등졌다.

김 할머니와 함께 이명세(92) 할아버지도 건강상의 이유로 다른 이산가족들이 이용하는 버스가 아닌 구급차를 타고 이동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산가족에 고령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버스 한 대당 의사와 간호사 한 명씩 탑승시켜 이산가족들을 돌보도록 했다. 휠체어와 보청기도 43대와 51대로 애초 신청분보다 넉넉하게 준비했다.

김 할머니와 이 할아버지를 포함한 남측 이산가족 90가족 254명은 이날 오전 8시45분 황부기 통일부 차관과 김선향 한적 부총재의 환송을 받으며 꿈에도 그리던 북녘 가족을 만나러 출발했다. 오후 3시30분 금강산호텔에서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2박3일 간 감격의 이산가족 상봉을 할 예정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