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개미도 여왕 개미가 될 수 있다…유전체 비슷

입력 2015-10-23 21:46
연구 대상이 된 호주 ‘공룡개미’. 베이브럼연구소 제공

일개미도 여왕개미가 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영국 연구진이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동아사이언스에 따르면 솔렌 파탈라노 영국 브리스톨대 베이브럼연구소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특정 개미와 말벌은 여왕과 일꾼의 계급을 구분하는 유전체에 차이가 크지 않아 운명을 뒤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9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연구대상으로 삼은 것은 남아메리카의 ‘공룡개미’와 ‘붉은종이말벌’이다. 이들은 여왕과 일꾼의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아주 작은 페인트 점을 찍거나 인식표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여왕과 일꾼을 구분하고 각각의 뇌에서 계급간 유전체의 차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여왕과 일꾼의 뇌 속 유전체의 차이가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세이리안 섬너 영국 브리스톨대 선임강사는 “꿀벌과 달리 붉은종이말벌과 공룡개미의 일꾼은 언제든 여왕이 될 수 있다”며 “이런 계급의 유연성은 곤충 계급사회의 초기 단계를 대표하는 특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애벌레 때부터 여왕벌과 일벌의 운명이 결정되는 꿀벌은 계급 간의 유전자가 수백 가지나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다른 곤충 연구에도 새로운 길을 열어 줄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