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효성가 조현문 전 부사장 고발인 조사

입력 2015-10-23 21:06 수정 2015-10-25 15:53
조현준(47) 효성 사장 등의 횡령·배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조현문(46) 전 효성 부사장을 고발인 자격으로 조사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효성가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의 본격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아버지인 조석래(80) 효성그룹 회장은 7000억원대 기업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배종혁)는 지난 15일과 20일 조현문 전 부사장을 고발인 자격으로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 전 부사장은 앞서 지난해 7월과 10월에 형 조현준 사장 등 그룹 임원진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노틸러스효성 등 계열사 3곳의 전·현직 경영진과 조 사장에게 165억원 횡령, 300억원대 배임 혐의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동생인 조현상 부사장이 조 사장과 함께 최대주주로 있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등의 경영진도 포함됐다. 사실상 조 전 부사장이 형과 동생을 겨냥해 고발전을 벌인 셈이라 두 형제가 모두 수사선상에 오를지 주목된다. 고발당한 전·현직 임원들은 조 사장을 포함해 모두 9명이다. 검찰은 당초 조사1부에 배당돼 있던 효성그룹 고발 사건을 지난 5월 사정(司正) 수사를 전담하는 특수부에 재배당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보도자료를 통해 “2011년 9월 효성의 불법비리를 밝히고 바로잡다가 아버지 명령으로 그룹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2월 회사를 떠나면서 효성 지분(7.1%)를 전량 매각하기도 했다. 조석래 회장은 앞서 지난 1월 7000억원대 탈세·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