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로 역사 공부하기 싫어요” 한 중학생의 외침

입력 2015-10-23 13:50
사진=노컷TV 유튜브 영상 캡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위에 나선 중학생이 본인 생각을 가감 없이 밝힌 인터뷰가 이목을 끌고 있다.

23일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지난 17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국민대회에 참석한 청운중 2학년생 권혁준(14)군이 노컷TV와 인터뷰한 영상이 화제에 올랐다. 당시 국민대회에서 그는 청소년을 대표해 발언대에 올라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거리행동에 참여해 현수막을 들고 행진할 때 50대 중년 남성 아저씨가 발길질을 하고 가셨다”며 “박정희 군사독재시대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워 그 내용에 세뇌된 어른들이 안타깝고 어떤 면에서는 불쌍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권군은 “5.16은 당연히 쿠데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국정교과서에는 친일과 독재의 문제점보다 좋은 점 위주로 서술될 수 있지 않냐”며 “그런 내용을 머리에 넣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제 후배가, 그리고 자손들이 배우게 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절실해지는 것 같다”며 “이 정도로 절실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대답을 마쳤다.

해당 인터뷰에 대한 인터넷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어린 나이에 생각이 깊은 것 같다” “본인의 목소리를 내는 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장하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다만 일부에서 “다양한 시각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도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첨예하고 갈리고 있다. 갤럽이 지난 20~22일 3일간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휴대전화 임의걸기 방식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반대 의견이 47%, 찬성 의견은 36%, 나머지 17%는 입장을 유보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