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격론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실 관계가 틀렸고, 극우 세력의 주장을 똑같이 (반복)했다"며 "결국 역사교과서 괴담의 진원은 박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청와대 '5인 회동'과 관련, "(박 대통령은) 문재인 대표와 제가 아무리 합리적 주장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주장은) 검정교과서의 경우 특정 인맥이 (집필진을) 돌려막으며 자학 사관을 가르치고 있어 국정교과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청와대는 애초 어떤 합의도 할 생각이 없었다. 아무 성과가 없었다"며 "대통령의 지극히 우려스런 역사 인식과, 야당과 타협하지 않고 강경으로 몰고 가겠다는 의지만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어제 회동에서 발견한 최대 성과는 '나는 완벽하고 옳고, 당신들의 주장은 다 틀렸다'는 독선적 대통령의 태도를 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은 민생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도 야당 탓으로 돌렸다"며 "'3년간 호소했는데 성과가 없어 답답하다'며 야당이 일방 저지해 법안 계류 사태가 생긴 것인 양 잘못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도 과장된 경제효과만 강조했고, 금년내 비준되지 않으면 나라가 결딴날 것이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표와 저는 일본 자위대의 북한 진입 문제, KF-X(한국형 전투기)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 제안, 가계부채의 심각성, 전월세 피크제 도입, 누리과정 예산 확보, 법인세 정상화,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 치유 등을 말씀드렸지만 대부분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정말 회동을 왜 하자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정국파탄으로 가는 '치킨게임'까지 감수하겠다는 것 같다. '경제와 민생을 위한 세력'과 '경제와 민생을 발목 잡는 세력'이라는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거짓이기 때문에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운영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때"라며 "다시 방침을 정해 전열을 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靑·與, 파탄으로 가는 치킨게임 감수” 이종걸 “극우 세력 주장 반복”
입력 2015-10-23 0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