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익명 커뮤니티 ‘중앙대학교 어둠의 대나무숲’ 페이스북에는 ‘사랑하는 우리 예쁜 공주’로 시작하는 장문의 편지 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투신자살한 음대생 A씨의 어머니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다.
A씨의 어머니는 ‘이 땅에서 엄마의 딸로 태어나 예쁘게 곱게 자라준 것, 스스로 잘 커준 것’이 고맙다고 했고 ‘들어주지 못하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문체는 담담했지만 딸을 향한 그리움이 진하게 묻어있었다. 겨울이 되면 여행을 가자고 말하던 모습, 교회에서 첼로를 연주하던 모습이 어머니의 마음속엔 여전히 생생했다.
A씨의 어머니는 “보고 싶고 안아보고 싶고 만져보고 싶다”며 “아주 많이 사랑해 그리고 축복해. 천군천사 보호 아래 하늘나라에서 편히 있길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 해당 글은 3000개에 육박하는 공감을 얻으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네티즌들은 한 마음으로 애도를 표했고, 가해자가 응당한 처벌을 받길 원한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음대 1학년생이었던 A씨는 지난달 22일 투신해 숨졌다. 이후 지난 19일 익명 커뮤니티 ‘중앙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에 A씨가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는 고발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일었다.
‘중앙대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관리하던 B씨는 지난 21일 다음 아고라에 중앙대 자살사건 가해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B씨는 “힘들게 고생해서 부푼마음으로 학교에 입학한 A양은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와 욕설, 강제적인 술 강요 등으로 고생을 하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 등으로 고생하였고 끝내 투신을 택하고 말았다”며 가해자들의 처벌을 요구했다.
1만 명을 목표로 진행 중인 서명 운동은 하루 만에 8000명을 훌쩍 넘긴 상태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