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개장 하루만에 물바다

입력 2015-10-22 16:29
4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지난 21일 문을 연 제주 국제크루즈선 터미널이 개장 하루 만에 물바다가 되는 소동이 벌어져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22일 오전 1시39분쯤 국제여객터미널 1층 대합실 화장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차·지휘차·구조차·경찰차 등 차량 8대와 소방대원 24명·경찰관 3명이 긴급 출동했다.

국제여객터미널에 있는 한국해운조합 제주지부 상황실 당직자가 1층 대합실 화장실 쪽에서 연기가 난다며 119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119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해 확인해 보니 화재경보기가 오작동을 일으켰고, 스프링클러가 있는 화장실 입구 천장 일부가 뜯겨져 그 안에서 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대합실까지 흥건할 정도로 물이 차올랐다.

조사결과 화장실 쪽 천장에 설치된 소방 설비인 스프링클러 헤드와 배관 등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어나온 물이 고이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한 천장 마감재 일부가 파손된 것이다.

누수 현상으로 소방설비 배관 내 압력이 줄자 물을 퍼 올리는 펌프와 화재경보기가 자동 작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스프링클러 시설을 긴급 복구하고, 천장 파손 부분을 보수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국제여객터미널에 설치된 많은 스프링클러 가운데 하나가 잘 조여지지 않았거나 압력 때문에 망가져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사업비 413억원을 투자해 대지 6만727㎡에 전체면적 9885㎡의 2층 규모로 지난 7월 완공됐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