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000만 독신남" 해결책으로 일처다부제 주장 논란

입력 2015-10-22 14:11
중국의 한 학자가 심각한 성비불균형에 따른 사회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일처다부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찬반양론이 뜨겁게 맞붙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법제만보에 따르면 셰줘스 저장재경학원 교수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오는 2020년이면 중국에 결혼적령기의 독신남이 3000만명에 달해 엄청난 사회문제를 초래할 것이라며 자연스레 일부다처제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셰 교수는 성비불균형의 사회문제화를 막기 위해선 공급과 수요 원칙에 따른 경제학 이론으로 ‘광군(光棍) 위기’의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광군’은 홀아비나 독신남, 또는 이성친구나 애인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는 3천만 광군의 존재를 단지 시장에서 팔리지 못해 남아도는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희소성과 가치가 높아지는 여성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결과로 ‘짝 찾기’가 어렵게 된 저소득 남성 여러 명이 한 여성을 배우자로 맞는 일처다부제가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셰 교수는 “고소득 남성들은 배우자 한명을 홀로 감당할 능력이 되기 때문에 결혼이 쉽겠지만 저소득 남성에게는 일처다부제가 하나의 해결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결코 황당한 생각이 아니다”며 “중국의 일부 농촌에서는 형제들이 부인 한명을 공유하면서도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일처다부제가 합법화될 경우 가장 큰 사회적 불안요소중 하나인 싱글남의 성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완벽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일부 티베트 오지에서는 맏형이 결혼해 형수를 얻으면 동생들이 공동으로 형수와 성생활을 영위하는 형제공처 풍속이 남아있다. 형제 중 일부가 집을 떠나 먼 길을 다니며 차를 교역하거나 라마교 사원에 들어가 공부를 해야 하는 것 때문에 자연스레 형성된 문화다.

셰 교수의 파격적인 주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성비불균형에 따른 사회문제화를 막기 위해 동성 결혼 합법화, 아프리카 및 동남아 여성 결혼 등의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는 데 까지 이어졌다. 또한 각종 식품에 함유돼 있는 환경호르몬이 성 수요와 남성의 생식능력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웨이보 등 SNS 상에서는 셰 교수의 주장에 대한 찬반 논쟁이 들끓고 있다. 독신자의 날인 오는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를 앞두고 일처다부제 도입 주장이 ‘광군 위기론’에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성비 불균형은 심각한 상태다. ‘한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출산 때부터 남녀성비가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신생아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21.2명에 달하다 2012년 117.7명으로 약간 떨어진 상태다. 미혼자들의 성비로만 보면 1980년대 출생자의 남녀 비율은 136대 100, 1970년대 출생자는 206대 100에 이른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