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가 22일 원로 학자를 초청해 개최한 '올바른 역사교육, 원로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송 명예교수는 "정부 주도의 국정화보다는 민간 주도의 검인정 교과서가 훨씬 더 다양성을 기하게 돼 있다"면서도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검인정)을 가지고 역사를 서술하도록 했는데 가장 나쁜 결과를 갖고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에서 이런 상품(좌편향된 교과서)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때 학생들은 이를 거부할 권리와 힘이 없다"며 현행 역사교과서를 '독극물'에 비유, "학생들이 독극물을 계속 받아 마셔야 하는 상황"이라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정화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라 덜 나쁜 방법"이지만 현행 검인정 체제하에서는 좌편향된 필진 탓에 제대로 된 교과서를 만들 수 없다며 "할 수 없이 보다 덜 나쁜 방법(국정화)을 채택해 새로운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역사학과 교수들의 국정교과서 집필 불참 선언에 대해서도 "국사학계는 진화가 되지 않은 '갈라파고스 학계'나 다름없다"면서 "(불참 선언은) 오히려 우리에게 반가운 일이다. 국사학자들은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지난 20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부의 역사교과서 통합 추진 과정의 '절차상 아쉬움'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국회의원들이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하다가 이제 와 절차 이야기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옛 한나라당 시절 정책위의장직을 맡았으나 수도 이전 문제로 당시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 2005년 3월 전격 탈당했던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도 연사로 나서 정부의 국정교과서 작업에 힘을 실어줘 눈길을 끌었다.
박 명예교수는 "국정화에 대한 일반 거부감이 있다는 걸 이해한다"면서도 "(교과서 편찬을) 민간에 맡기고 검인정 체제로 하면 좋은 책이 나올 것이란 일반적 기대는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그는 "검인정 교과서 체제가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았고 검정 기준에 문제가 많아, 시간이 가면서 역사교과서 좌편향이 10년간 심화됐다"면서 "교육부는 과연 무엇을 했고, 또 우리 정치권은 무엇을 했느냐"며 반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역사교과서 정상화 개혁에 총리부터 나서야 하고 교육부 장관은 24시간 365일을 뛰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집권 여당도 당대표부터 앞장서 비상당원대회도 열고 내부적으로는 당부터 이론 무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행 역사교과서 집필진에 대해선 "단순히 이념적 카르텔이 아닌 이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간담회는 이날 오후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원내대표 회동을 앞두고 대외적으로는 여론몰이를, 대내적으로는 국정 교과서 관철을 위한 단일대오를 이루기 위한 성격이 짙어 보였다.
실제로 간담회에는 김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이인제 김을동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소속 의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현행 역사교과서는 독극물” 송복 “집필진은 이익의 카르텔”
입력 2015-10-22 1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