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인들이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신학대학원 신학과 학우회에선 “복음서도 네 개나 있는데”라는 플래카드를 걸어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데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반대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학과의 일침.jpg’이라는 사진이 공유되고 있는데요. 대학원생들이 복음서도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서가 있듯이 역사 교과서도 하나로 획일화 될 수 없다는 뜻에서 플래카드를 걸어둔 것입니다.
이런 주장의 근거에는 헌법재판소가 1992년 “국사의 경우 어떤 학설이 옳다고 확정할 수 없고 다양한 견해가 그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시한 내용이 깔려있습니다. 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획일화하기 보다는 교육 시장에 맡겨 자정능력을 갖추게 하자는 23년 전의 판결이죠.
국정교과서 추진을 책임진 김재춘 전 교육부 차관조차 2009년 자신의 논문에서 “국정화는 독재 국가나 후진국에서만 주로 사용하는 제도”라고 저술했습니다.
일부 교계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NCCK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하는 일”이라면서 “국정화는 결코 역사학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쌓아온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의 근간을 위협하고 품격있게 발전해야할 대한민국의 미래를 심히 우려스럽게 하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16일 기독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 소속 역사교사들 역시 국정화 반대 실명선언을 했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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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뉴스] “복음서도 네 개나 있는데…” 교계, 국정교과서 반대 확산
입력 2015-10-23 00:10 수정 2015-10-25 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