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된 CIA국장 1급 기밀 포함된 이메일 공개

입력 2015-10-22 08:41
미국의 한 고교생이 해킹한 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개인 이메일이 공개됐다. 이란 핵 협상 방침 등 1급 기밀에 해당하는 대외정책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임을 자랑해온 CIA가 망신을 톡톡히 당한 것이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21일(현지시간) 브레넌 국장의 이메일을 입수해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기 시작했다.

위키리크스는 이날 1차로 2007∼2008년 사이의 이메일 6개를 공개했으며, 나머지 이메일은 조만간 차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이메일에는 브레넌 국장의 개인 이력과 여권번호, 전화번호, 어린 시절 살던 집과 지금의 집 주소 등 구체적인 개인 정보가 낱낱이 적혀 있다. 또 브레넌 국장 부인의 이름과 생년월일, 사회보장번호(SSN), 친·인척 정보 등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주요 사안에 대한 브레넌 국장의 정책자문 초안과 더불어 국가안보 관련 인물 발탁 시 신원조회를 하는 데 쓰이는 서류 SF86 등의 정보도 담겨 있다.

2007년의 한 이메일에 등장하는 브레넌 국장의 정책자문 초안에는 “2009년 1월에 누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1600(백악관)의 주인이 되든 이란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란의 각종 테러 지원행위와 핵개발 야심, 지역패권 목표 등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기 때문에 미국과 이란 간의 대화는 (특정이슈에 국한된) 좁은 초점의 대화가 돼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다.

또 다른 이메일에는 브레넌 국장이 백악관에 이란 특사를 임명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과 함께 콜린 파월·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앨 고어 전 부통령, 토니 레이크·브렌트 스코우크로프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검토 가능한 특사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돼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