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경찰서는 지적장애인을 속여 수천만원을 대출받게 한 뒤 가로챈 혐의(준사기)로 정모(37)씨를 구속하고 김모(32·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 경기도 수원의 한 모텔로 지적장애 3급인 최모(30·여)씨를 유인한 뒤 “대출 받아서 함께 살자”며 최씨 명의로 대부업체 7곳에서 3950만원을 대출받고 잠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당시 남자친구였던 정씨의 지시로 대출받을 사람을 찾아 나섰다. 지난해 12월 부산의 PC방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최씨를 범행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정씨는 ‘작업대출’ 업자에게 최씨의 신분증과 공인인증서 등을 건넨 뒤 인터넷으로 대출을 신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업체에서 대출심사 전화가 걸려오면 김씨가 최씨인 것처럼 상담원들과 통화했다. 폐쇄회로(CC)TV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김씨만 은행에 들어가서 대출금을 인출해 오기도 했다.
정씨는 2012년에도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지적장애인을 노린 범죄가 속출하고 있어 사회적 관심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지적장애인 속여 수천만원 대출받은 일당, 경찰에 붙잡혀
입력 2015-10-22 0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