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아찔한 장면은 5대 2로 앞선 7회초 무사 1·2루에서 나왔다. 이호준의 네 번째 타석이었다.
이호준은 주자들의 진루를 위해 번트를 준비했다. 두산의 세 번째 투수 함덕주는 초구로 시속 138㎞의 빠른 공을 던져 승부했다. 하지만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 이호준의 몸쪽으로 향했다.
이호준은 피할 틈조차 없었다. 방망이의 중간을 잡은 오른손을 빼고 있었지만 공이 빨랐다. 공은 이호준의 오른손 검지를 타격했다. 손가락은 방망이를 감고 있었던 탓에 충격을 덜어낼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호준은 고통을 참을 수 없는 듯 타석을 벗어나 손을 털었다. 이호준은 사구 판정에 따라 출루했고 주자들이 한 칸씩 진루하면서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NC는 이때부터 불꽃타를 터뜨리며 한 회에만 5점을 뽑았다. 8, 9회초 3점씩 더하면서 16대 2로 대승했다.
NC의 대승과 현역 최고량인 40세 선발투수 손민한의 포스트시즌 사상 최고령 선발승만큼이나 이호준의 부상은 야구팬들의 관심사였다. 야구팬들은 투구가 이호준의 손가락을 타격한 중계방송 영상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면서 몸서리쳤다.
야구팬들은 SNS에서 “하필 방망이를 유일하게 감은 손가락이 공을 맞았다. 정말 아팠을 것이다” “손가락이 부러지지 않았을까 걱정스럽다” “이 정도면 문지방에 발가락을 찧은 것보다 더 아플 것 같다”고 했다.
다행히 부상은 심각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NC 관계자는 “단순 타박상으로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호준은 8회초 대주자 최재원과 교체됐다.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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